

삼성 라이온즈는 3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KBO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4로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 원점. 하지만 스코어보다 뼈아픈 것은 자멸에 가까웠던 수비 붕괴였다.
이날 불안한 조짐은 5회부터 이어졌다. 5회말 1루수 르윈 디아즈, 6회말 2루수 류지혁의 포구 실책이 연이어 나왔다. 앞선 두 차례는 실점 없이 넘겼으나 곪아 터진 수비는 결국 승부처였던 7회말 승패를 갈랐다.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던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도영의 강습 땅볼 타구가 3루수 김영웅의 다리 사이를 그대로 빠져나갔다. 평범하게 2사를 잡았어야 할 상황이 순식간에 1사 2루 위기로 돌변했다.
치명적인 알까기 실책 하나가 KIA 타선을 깨우고 말았다. 삼성은 곧바로 카스트로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나성범을 삼진 처리한 뒤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3루 위기에 몰리자, 삼성 벤치는 흔들리던 미야모리 사토시를 내리고 이재희를 긴급 투입하는 빠른 투수 교체로 불을 끄려 했다.
하지만 수비가 깨뜨려 놓은 경기 흐름은 투수 교체라는 묘수로도 되돌릴 수 없었다. 이재희는 등판하자마자 한준수에게 역전 적시타, 하주석에게 쐐기 적시타를 연거푸 얻어맞았다. 실책 이후 집중 4안타가 쏟아지며 순식간에 3실점. 이날 사토시가 기록한 3실점은 모두 야수들의 실책으로 인한 비자책점이었다. 사흘 휴식 후 99구를 던지며 5⅓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선발 페덱의 역투도, 6회초 터진 최형우의 귀중한 솔로포도 실책 세례 앞에 물거품이 됐다.
단기전에서 실책은 곧 패배를 뜻한다.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 연속 실책을 쏟아내고, 한 경기에서만 기록된 실책 3개로 자멸한 팀에게 승리는 과욕이자 사치다. 사실 기록되지 않은 실책도 있었다. 충분히 잡아줘야 할 타구를 놓친 장면도 많았다. 삼성은 정규시즌 최소 실책팀이다. 때문에 전날(29일) 구원투수 6명을 쏟아부은 데 이어 이날도 5명을 소모하고 패하고 말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후 가장 아쉬웠던 승부처를 묻는 질문에 "결과론적으로 에러를 하고, 실점을 하고, 역전을 당했기 때문에 그 회(7회)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패배의 멍에를 쓴 선수들을 감쌌다. 박 감독은 "우리 선수들 그래도 준비 잘했다. 에러는 할 수도 있고 다음 경기가 있다"며 "기본기를 잘 갖춘 선수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단기전에서 조그마한 것에서 승패가 좌우된다는 점을 느꼈을 것이다. 준비 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승부는 이제 11월 1일 오후 2시 대구에서 열릴 마지막 5차전으로 넘어갔다. 벼랑 끝에서 기본기를 다잡지 못하고 또다시 수비에서 흔들린다면, 삼성에게 한국시리즈로 향할 자격은 없다. /삼성 담당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