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종료 이후 행위에 내란 혐의 적용 가능한지 논란될 듯
"국정원 직원 노출 시 안보 위험" 첫 공준기일 비공개 진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밝음 김빛나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국정원 지휘부의 재판에서 내란의 종료 시점과 국헌 문란 목적을 명시하라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8-2부(정수영 최영각 장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 황원진 전 2차장, 김남우 전 기획조정실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국정원 정무직 간부 4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입증 계획 등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어 이날 조 전 원장과 홍 전 차장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전날 공판준비절차에 대한 비공개 신청서를 제출한 사실을 언급했다.
재판부는 "논의해야 할 사안의 상당수가 국정원 직원들과 관련돼 있어 신분 보호가 필요한 직원들이 노출될 경우 국가안보에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인 듯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 증인이 국정원 직원이라면 추후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비공개가 필요한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며 특검팀의 신청을 받아들여 재판 시작 약 5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했다.
재판부는 비공개 공판에서 피고인들의 행위 시점이 계엄 폭동이 일어난 이후인 경우도 있다면서 내란 종료 시점을 명시하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과 사전협의 절차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도 의견서를 통해 밝히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사 과정에서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 전달 등 계엄이 종료된 이후 일어난 행위에 내란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내란특검팀은 내란 종료 시점을 계엄 해제가 공표된 2024년 12월 4일로 봤다.
반면 종합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직무가 정지된 12월 14일을 내란 종료 시점으로 보고 혐의를 적용하면서 양측이 충돌한 바 있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도 내란 종료 시점을 어떻게 볼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또한 공소장에 국헌문란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없다면서 근거 사실이라도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고인들의 행위가 왜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하는 것인지, 어떻게 내란에 기여했다는 것인지도 의견서를 통해 설명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명단을 받아적었다는 부분도 명단을 받은 이후 홍 전 차장이 이를 실행했는지 무시했는지 구체적으로 기재하라고 지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전 원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직원들에게 "을지연습(전시·사변·비상사태 대비 훈련)대로 하라"며 계엄 수행을 포괄적으로 지시하고 미국 정보협력기관에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설명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1차장은 계엄 당일 산하 부서장 회의를 소집해 국군방첩사령부·경찰청과 연락망을 구축하고 경찰청 상황실에 인원을 파견하라고 지시한 혐의가 적용됐다.
홍 전 1차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싹 다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한 인물로, 내란특검팀 수사 당시엔 내란 혐의 입증을 도운 핵심 참고인 인물로 꼽힌다.
황원진 전 2차장은 계엄사 합동수사본부 인력 파견 검토와 대공수사 대상자 선정 등을, 김남우 전 실장은 계엄상황실 파견 인원 선발을 지시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