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경지 주민들 "아침부터 北확성기 소리"…軍은 "가동 미확인"(종합2보)

軍 "전방부대서 청취된 것은 아직 없어…北 활동 예의주시 중"

접경지역 대남 확성기
(김포=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접경지역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되어 있다. 2026.10.27 ondol@yna.co.kr

(파주·서울=연합뉴스) 노승혁 김철선 전명훈 기자 =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을 들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러나 정보당국과 군은 북한 확성기가 가동한 상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주민들이 오인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 주민들은 29일 "오전 6시부터 북측에서 대남방송을 송출했다"며 "큰 소리는 아니지만, 오전부터 방송 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 마을인 대성동마을 한 주민은 "오전 6시 30분에 노랫소리가 잠깐 들리더니, 이어 귀신 소리 등이 작게 들려왔다"며 시험 방송 사실을 연합뉴스에 알렸다.

파주시 통일촌에 거주하는 주민 박모 씨는 "오전 벼를 수확하는데 북측에서 귀신 소리와 동물 울음소리 등 대남 방송 소리가 들려왔다"며 "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수년 전 북측에서 내보냈던 기분 나쁜 소리가 들렸다. 예전에도 북측에서 대남방송을 할 때 처음에는 조용하다 어느 순간 소리가 커져 주민들이 고통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북측이 4∼5시간 동안 대남 방송을 진행했다고 증언했다.

파주 접경지역 주민 남북 확성기 재개 중단 촉구
(파주=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파주 지역 민간인출입통제선 북쪽에 있는 통일촌과 해마루촌 주민들이 26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서 남북 당국에 확성기 방송 재개 중단을 호소하고 있다. 2026.10.26 kimb01@yna.co.kr

그러나 국정원은 이런 주민들의 증언에 대해 '잘못된 신고'로 판단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대성리 주민 한 분이 신고한 게 잘못된 신고로 파악됐다"고 보고했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전방부대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이 청취됐다는 보고가 없다면서 "우리 군에서 북한의 대남 확성기 가동상황이 확인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의도적으로 출력을 줄인 시험방송의 경우 지형에 따라 청취 가능 지역이 다를 수 있기에, 이날 시험방송이 평지에서 야외활동을 하는 일부 주민들에게만 들렸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한국군의 경고방송·사격에 반발하면서 "10월 중으로 대한국 심리전 확성기들이 전 국경선에서 가동 상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북·대남 확성기를 통한 남북 간 심리전은 2018년 판문점 선언 이후로 6년여간 중단됐다가, 윤석열 정부가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2024년 6월 대북 확성기를 재개했고, 북한도 같은 해 7월부터 대남 확성기를 재개했다.

당시 북한군은 체제 선전 내용보다도 쇠 긁는 소리나 귀신 소리 등 기괴한 소음을 보내, 경기 파주·김포·연천 등 접경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한 바 있다.

현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작년 6월 선제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한도 이에 호응해 같은 해 6월부터 대남 소음방송을 중단했다.

우리 군은 이후 고정식 대북 확성기를 모두 철거했으나, 북한군은 확성기를 철거하진 않고 그대로 두며 정비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여정의 예고대로 북한이 이달 중 대남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면, 작년 6월 이후 약 1년 4개월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게 된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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