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도망간 보우소나루, “내가 정당한 대통령”

브라질 대선에서 낙선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이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당국의 수사를 피해 28일 미국 마이애미 인근 오퍼로커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 뒤 잠적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이 미국에 도착해 자신이 정당한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는 28일 가족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도착해 자신이 정당한 대통령이고 브라질 대선이 도둑맞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측근들이 언론에 공개한 서한을 통해 “나를 지지해 준 6000만 유권자뿐 아니라 브라질 국민 전체에게 전한다”며 “당선된 대통령은 바로 나이며, 브라질의 선거를 훔친 범죄자들은 폭정을 세운 범죄 조직의 일원”이라고 강변했다.

백악관과 미 국무부는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보우소나루는 부정선거 주장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국제 참관인단은 브라질의 25일 대선 결선투표가 공정했다고 평가했다.

보우소나루 의원과 가족은 여권을 반납하라는 브라질 연방대법원의 명령을 거부한 채 브라질을 떠나 이날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그의 출국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자금세탁 수사와 관련된 법원의 여권 제출 명령 이후 극비리에 이루어졌다. 보우소나루는 여권 취소에도 불구하고 미국 비자를 받아 미국으로 도착했다.

보우소나루는 27일 밤 국경을 넘어 아르헨티나로 간 뒤 에콰도르를 경유해 미국으로 향하는 전세기에 가족과 함께 탑승했다. 이는 그의 출국을 금지한 연방대법원의 명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마이애미에 도착한 보우소나루 의원은 자신의 출국을 돕고 맞아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보우소나루는 서한에서 자신이 브라질을 탈출한 것이 아니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룰라 대통령과 연방대법원이 주도하는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떠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분명히 밝히건대, 나는 브라질을 탈출한 것이 아니다. 브라질을 떠났을 뿐, 브라질 국민을 저버린 것은 아니다”라고 강변했다.

브라질 대선에서 낙선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브라질 상원의원이 자신의 범죄혐의에 대한 당국의 수사를 피해 28일 미국 마이애미 인근 오퍼로커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보우소나루는 자신을 “브라질의 지도자”로 칭하고, 상대 후보였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일요일 선거를 훔쳤다고 비난하는 한편, 자신을 “자유의 땅”으로 맞아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했다. 보우소나루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비롯해 망명에 직면했던 다른 저항 인사들에 자신을 빗대며, 미국에서 브라질의 야당 세력을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부패 혐의로 수감되었다가 판결이 파기된 바 있는 룰라 대통령은 보우소나루가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브라질에 남지 않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보우소나루는 자금세탁 혐의와 대규모 사기 스캔들의 중심에 선 한 은행가로부터 부친에 관한 영화 제작 자금을 조달하려 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보우소나루는 혐의를 부인하며, 이번 수사가 대법원이 지난해 말 2022년 대선 결과 전복을 모의한 혐의로 부친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한 데 이어 자신의 가문을 권력에서 배제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대선 선거 결과를 수용하기를 거부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기자들에게 이번 선거가 “조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며 이 입장을 지지했다.

현재 브라질리아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복역 중인 그의 부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에서 룰라에게 패한 뒤 승복을 거부하고 플로리다주 올랜도 인근에서 3개월을 보낸 바 있다. 플라비우의 남동생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역시 부친의 기소 절차를 방해하려 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지난해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브라질로 귀국하면 체포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조회 30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