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2026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 전 발표된 선발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띈 이름은 단연 이호연이었다. 이호연은 이날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격한다.
그동안 주로 경기 후반 승부처에서 한 방을 노리는 '대타 요원'으로 활약해 온 이호연에게 이번 선발 출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이날 이호연의 포스트시즌 선발 출장은 프로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KT 위즈를 거쳐 이번 시즌을 앞두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이호연은 가을 무대 경험이 적지 않다. KT 소속이던 지난 2023시즌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대타로만 나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같은 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출전해 3타석을 소화했다.
KIA로 둥지를 튼 이번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앞선 2경기에 모두 대타로 나서 2타수 1안타를 치며 날카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가을 잔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규리그에서도 이호연은 '대타 스페셜리스트' 역할을 잘 수행했다. 이번 시즌 34경기서 타율 0.234(64타수 15안타) 1홈런 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06으로 평범하다. 하지만 대타 성공률은 0.500이다. 쉽게 말해 대타로 나서면 절반가량은 안타를 친다는 뜻이다.
경기를 앞두고 현장 취재진과 만난 이호연은 "처음 선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조금 떨렸는데 지금은 똑같다"며 "사실 지금 이렇게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는 이 상황이 제일 긴장되고 얼떨떨하다"고 활짝 웃었다.
그야말로 깜짝 선발 출전이었다. 이호연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라인업을 보고 잠깐 긴장하긴 했지만, 지금은 괜찮다"면서 "모든 타자는 선발로 나가고 싶어 한다. 대타로 나갈 때는 몇 분, 몇 초 만에 타석이 끝나기 때문에 그 짧은 순간에 엄청나게 집중해야 했다. 오늘은 선발로 나가는 만큼 그 집중력을 경기 내내 유지하며 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이호연은 김도영, 나성범 카스트로 등 '도나스'로 불리는 팀의 핵심 강타자들 앞선 2번 타순에 배치됐다. 상위 타선과 중심 타선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이 막중하다. 이에 대해 이호연은 "어떻게든 뒤에 있는 (김)도영이나 (나)성범이 형, (김)선빈이 형 등 중심 타선에 찬스를 연결해 주는 게 내 역할"이라며 "내 뒤에 워낙 좋은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좋은 공이 오면 적극적이고 빠르게 치고 나가 출루에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 전체가 가을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는 점도 큰 힘이다. 이호연은 "우리 팀은 선배든 후배든 다 함께 가을야구를 축제처럼 즐기고 있다"며 "선수들이 다 같이 즐기다 보니 나 역시 안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뛸 준비는 끝났다. 오늘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