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관 3명 “재범 위험성에 대한 심사 등 없어” 반대의견

마약 전과자의 택배기사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헌재)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최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조의2(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의 운전업무 종사의 제한)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3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마약류관리법에 따른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을 경우 택배서비스사업 운전 업무에는 종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종사 제한조항은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질렀던 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를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범죄 및 사고가능성 등을 예방해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되는 것을 방지하고 택배서비스사업에 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판단했다.
또 "마약류가 가지는 강한 중독성과 의존성, 화물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수령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택배서비스사업의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그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고, 이로써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대 20년의 범위에서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및 재범위험성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종사 제한기간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미 사안의 개별성 및 구체성을 고려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2015년 마약전과자의 택시운전 업무를 20년간 제한한 법률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단을 내린 것과는 구별되는 사례라고 봤다. 당시에는 위법의 정도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지나치게 장기간 택시운전 업무 종사 자격을 제한을 했다는 점을 들었다.
제청신청인 A씨는 2001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02년 출소했다.
이후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운송사업 허가를 취득해 택배기사로 일해왔으나, 거제시장은 2021년 11월 마약 전과를 이유로 A씨의 화물운송 종사자격과 사업 허가를 취소했다.
A씨는 사업 허가 취소 처분을 물러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련 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소급입법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이번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다. 법원은 A씨의 신청 일부를 받아들여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한편 김상환, 정정미, 정계선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은 “재범의 위험성에 관한 개별적인 사정을 심사해 종사 제한을 완화하거나 해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한 것이어서 침해의 최소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장기간 직업에서 배제하는 조치가 재활과 사회복귀를 어렵게 해 오히려 재범방지라는 입법 목적에도 역행할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