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를 나흘 앞두고 베이징시 정부의 2인자인 샤린마오 상무부시장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같은 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엄격한 당 관리를 강조했다. 내년 시 주석의 4연임을 결정하는 제21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 지도부가 고위 간부에 대한 반부패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중국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샤린마오 베이징시 당위원회 상무위원 겸 상무부시장이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샤린마오는 올해 들어 낙마한 56번째 중앙관리 간부라고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했다.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부패 혐의를 받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시 당위원회는 긴급 회의를 열어 중앙기율위의 조사 결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가 “부패 척결에 한 걸음도 멈추지 않고 반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당 중앙의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이어 간부들을 향해 “정치적 충성을 지키고 ‘양면인’(겉과 속이 다른 간부)을 제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1970년생인 샤린마오는 칭화대 공학박사 출신으로, 베이징시 도시계획 부문과 구청장·구 당서기 등을 거쳤다. 2023년 베이징시 상무부시장에 올라 발전·개혁, 재정 등 주요 업무를 관장했다.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그가 마지막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4일 월마트 최고경영자와 베이징시 지도부가 만난 자리라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정 승리 90주년 기념대회에서 “전면적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이 직면한 상황을 ‘새로운 장정’으로 규정하고, 불확실한 국내외 정세 속에서 “거센 풍랑과 같은 중대한 시련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발언은 오는 26~29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5중전회를 앞두고 나왔다. 중국 지도부는 이번 회의에서 ‘전면적 종엄치당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관한 몇 가지 중대한 문제에 대한 결정’ 초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당 조직과 간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정치대학의 딩수판 명예교수는 22일 싱가포르 연합조보에 “시 주석이 장정의 역사와 당 기율 정비를 연결해 5중전회의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반부패 사정이 한층 강화되고 내년 제21차 당대회를 계기로 중앙위원 인사 교체 폭이 커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