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규민이 형에게 너무 미안했다" 3루에서 무너졌던 KBO 수비왕, 하루 만에 3타점 결자해지... 어떻게 극복했나 [수원 현장]

KT 허경민이 19일 수원 두산전에서 적시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

하루 전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36)이 자신이 만든 무거운 마음을 자신의 방망이로 털어냈다.

허경민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홈 경기에 7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 2볼넷 3타점 3득점으로 KT의 15-3 대승에 힘을 보탰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상황은 정반대였다. KT는 18일 같은 장소에서 LG 트윈스에 1-12로 완패하며 7연승을 마감했다. 특히 5회초 2년 연속 KBO 수비왕 출신의 허경민에게 좀처럼 보기 어려운 수비 난조가 연달아 나왔다.

LG가 3-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1, 3루 상황에서 베테랑 우규민(41)이 불을 끄기 위해 등판했다. 우규민은 송찬의에게 약한 땅볼을 잘 유도했고 3루 주자 박해민이 런다운에 걸렸다. 그러나 허경민이 박해민을 한 번에 잡아내지 못했고 홈을 커버하러 들어온 우규민에게 던진 공까지 빗나가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실수는 계속됐다. 허경민은 이어진 문정빈의 평범한 땅볼까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구본혁의 빠른 2루타까지 허경민의 옆을 스쳐 가면서 LG는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갔다. 결국 이 점수를 극복하지 못한 KT는 결국 11점 차로 무너졌다.

허경민은 19일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어제(18일) 묘한 상황들이 3루에서 많이 나왔고 (우)규민이 형에게 많이 미안했다. 팀이 패배해 마음이 아주 무거웠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하루 전 장면을 계속 붙들고 있을 수는 없었다. 허경민은 "야구를 하면서 이보다 더 힘들었던 일도 있었고 앞으로 힘든 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오늘(19일)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KT 허경민이 19일 수원 두산전에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사진=KT 위즈 제공결자해지는 확실했다. 이날 KT가 3-3 균형을 깨뜨리기 시작한 6회말. 김현수의 적시타로 4-3 역전에 성공한 뒤 김상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허경민이 박치국을 상대로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KT가 6-3까지 달아나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7회말에는 무사 만루에서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까지 골라냈다. 허경민이 다시 한 점을 보탠 뒤 권동진의 싹쓸이 2루타와 최원준의 적시타가 이어졌다. KT는 6회와 7회에만 각각 5점씩 몰아치며 승부를 완전히 끝냈다.

허경민은 "오늘 새로운 경기를 시작했고 선취점을 빼앗겼지만, 집중력 있게 따라가서 기분이 좋다"며 "타석에서 고민도 많이 있었는데 동료들이 믿어주고 응원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 믿음은 허경민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날 4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한 최원준도 전날 대패를 돌아보며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 탓을 하기보다는 팀이니까 서로 메워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수가 나와도 다른 선수가 메워줄 수 있는 게 팀"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랬다. 전날 가장 힘든 밤을 보냈을 베테랑을 선수들은 탓하지 않았고, 하루 뒤 허경민은 자신에게 다시 찾아온 기회에서 3타점을 책임졌다. 경기 후 이강철(60) KT 감독도 "베테랑 김현수의 역전 타점과 허경민, 최원준의 추가 타점으로 빅이닝을 만들며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모두가 하나 돼 전날 충격 패를 이겨낸 덕분에 KT는 77승 4무 47패로 2위 삼성 라이온즈(76승 3무 51패)에 2.5경기 앞선 단독 선두를 지켰다. 허경민은 "1승이 중요하다는 것을 팀 모두가 알고 있다.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연패를 빨리 탈출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며 "앞으로도 잘 준비해서 높은 순위에서 시즌을 마칠 수 있게 하겠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KT 허경민이 19일 수원 두산전에서 적시타를 쳤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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