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환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KT 위즈와 방문 경기에 유격수 및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LG의 12-1 대승과 5연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오지환은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15경기에서 타율 0.233(356타수 83안타) 11홈런 53타점 47득점 4도루, 출루율 0.315 장타율 0.368 OPS(출루율+장타율) 0.683에 머물렀다. 그래도 최근 들어 조금씩 반등의 조짐이 나타났다. 지난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2홈런을 포함해 최근 5경기에서 18타수 5안타를 기록하며 다시 장타를 뽑아내기 시작했다.
이날은 첫 타석부터 달랐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오지환은 KT 선발 로건 앨런의 한가운데 몰린 공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9.1m의 시즌 12호 홈런이었다.
3회에는 묘한 장면도 나왔다. 2사 2루에서 KT 배터리는 문정빈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오지환과 승부를 택했다.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쳤음에도 오지환과 승부를 선택했다. 오지환은 방망이로 답했다. 적극적으로 승부에 나서 로건의 높은 패스트볼을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LG가 3-0으로 달아나는 타점이었다.
사이클링 히트까지 2루타 하나만 남겨둔 상황에서 8회초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오스틴 딘과 송찬의, 문정빈이 연속 출루하며 오지환에게 타석이 돌아왔다. 상대는 이날 1군 데뷔전을 치른 우완 장민호였다. 오지환은 긴 승부 끝에 장민호의 7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7.6m의 시즌 13호 투런포. 사이클링 히트에는 실패했지만 오히려 홈런 하나를 더 추가하며 이날 두 번째 아치를 그렸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지환은 사이클링 히트에 대한 아쉬움을 묻는 말에 "선수니까 당연히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 나도 18년 동안 야구하면서 한 번도 그런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그런 생각은 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개인 기록에 집착하지 않았다. 오지환은 "내가 치고 싶다고 해서 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자체가 나에게는 큰 부담"이라며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 개인적인 성과로 뭔가 시선이 쏠리는 것도 싫었다"고 했다.
9회말 수비를 앞두고 이영빈과 교체되면서 더 이상의 타석도 없었다. 이에 대해서도 아쉬움보다 후배를 먼저 생각했다.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이 나가고 있는데 선배로서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바라는 것도 웃긴 것 같다"라며 "만약 한 번 더 찬스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지, 굳이 어린 친구들에게 압박을 주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해답을 찾기 위해 변화를 택했다. 데이터 분석팀과 타격 파트의 조언을 받아 타격 포인트를 앞으로 옮겼고, 오스틴에게도 도움을 받았다. 오지환은 "투수를 조금 낮게 보려고 했고, 탑 위치에서 나가면서 올렸다가 내려친다는 느낌을 가져갔다. 또 다리를 많이 벌려 손이 나올 공간을 만들었다"며 "오스틴도 조언을 해줬다. 오스틴은 투수를 눌러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는 데 집중했다. 그는 "잘 치는 타자들을 분석해 보면 문현빈, 김도영, 오스틴 같은 선수들은 히팅 포인트가 굉장히 앞에 있다"며 "그런 걸 보다 보니 더 앞에서 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나 때문에 타격 코치님들이 많이 힘드셨다. 주전 선수들이 잘해줘야 하는 건데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코치님들께 항상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묵묵히 배트를 휘두르며 만든 변화가 조금씩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 성적뿐 아니라 LG도 다시 상승세다. 이날 승리로 3위 LG는 5연승을 내달리며 73승 1무 55패가 됐다. 같은 날 한화 이글스에 승리한 2위 삼성 라이온즈(76승 3무 50패)와 승차는 4경기로 유지했다. 반면 7연승을 내달리던 KT는 일격을 당하며 76승 4무 46패가 됐다. 삼성에 1.5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오지환은 "우리는 위에 있어본 적도 있고 밑에서 올라가본 적도 있어서 그 느낌의 차이를 안다"며 "오히려 위에 있는 팀이 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편하게 위만 보고 가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럴 땐 팀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 (박)해민이 형, (박)동원이 등 고참들이 잘 이끌어준 게 제일 크다. 어린 친구들도 너무 잘해주면서 형들을 덩달아 따라가 좋은 분위기가 형성됐다"라며 "지난해 우린 잘못하면 타이브레이크를 할 뻔했다. 그래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한 걸 잘 안다. 남은 15경기도 위를 바라보고 가려 한다"고 미소 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