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청산 위기 넘기고 본격 변제 착수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홈플러스 전국 67개 매장이 다시 문을 연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법원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2일 인가했다. 이로써 홈플러스는 지난 7월 회생절차 폐지 결정과 전 매장 휴업 사태로 내몰렸던 파산 위기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채무 변제와 체질 개선에 돌입하게 됐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는 이날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 계획 인가 요건 구비가 인정된다”며 “홈플러스 주식회사에 대한 회생 계획을 인가한다”고 밝혔다. 회생계획 인가 결정은 선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앞서 이날 열린 관계인 집회에서는 회생계획안이 가결됐다. 관계인 집회는 관리인과 채권자, 담보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이 모여 홈플러스가 낸 회생계획안을 심리한 뒤 표결에 부치는 절차로, 이날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의 100%, 회생채권자의 75.9%, 주주의 100% 찬성률로 가결됐다. 인가 결정에 따라 홈플러스는 영업을 유지하며 계획안에 따른 채무 변제 절차에 착수하게 됐다.

이번 사태 시작은 2015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조7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활용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엠비케이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알짜 우량 점포 10여곳을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유동화했으나, 이는 연간 임차료 부담을 4천억원대까지 키웠다. 온라인 전환과 물류 투자에 쓸 자금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침체가 겹치며 2021년 적자 전환 이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적 악화 여파로 2025년 2월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자금 조달 위기에 직면하자, 홈플러스는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 개시 이후에도 순탄치 않았다. 2025년 11월 통매각 시도가 최종 무산되자 홈플러스는 지난 5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엔에스쇼핑에 1206억원에 분리 매각했다. 그러나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자금 2천억원 조달을 놓고 엠비케이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맞섰고, 결국 자금 조달이 불발되면서 법원은 7월3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7월13일 전 매장 기습 휴업에 들어가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정치권 중재 노력 등으로 7월16일 메리츠에서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확보하면서 고비를 넘기게 됐다. 자금을 수혈한 홈플러스는 8월13일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홈플러스는 영업을 재개한 이후 같은 달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서 홈플러스는 청산 위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채무 변제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보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이 보유한 선순위 신탁담보채권 등 선순위 채권부터 변제가 진행된다. 약 1조2277억원에 달하는 선순위 신탁담보채권을 2028년 2월까지 전액 상환하는 일정이다. 이 돈은 유성점·야탑점·동광주점 등 주요 자가점포 매각대금 등으로 마련한다.

반면 일반 납품업체와 상거래 채권자들의 대금 회수는 장기 분할 구조로 짜였다. 회생절차 개시 전 발생한 일반 상거래 회생채권 약 1488억원은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분할 지급된다. 회생 개시 이후 발생한 물품대금 등 1조4138억원 규모 공익채권은 평시 영업수익금으로 수시 변제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회생계획안의 원활한 이행 여부는 자산 매각 속도와 영업 실적에 달려 있다. 선순위 금융채권 상환을 위한 1조원대 부동산 매각이 2028년 2월까지 완료되지 못할 경우 후순위 채권 변제 일정이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아울러 납품업체와의 거래 관계를 정상화해 핵심 점포 67곳에서 목표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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