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어떻게 강을 따라 문명을 만들었나

세계 문명 대표하는 일곱개의 강으로 읽는 역사…신간 '세븐 리버'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고대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의 범람을 관리하고 안정적인 작물 수확을 보장하는 일이 통치 체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나일강은 매년 범람했다가 서서히 빠져나가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옥한 터전을 남겼다. 이집트는 여기에서 나온 밀과 보리를 수출하며 고대 세계에서 작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반면 가뭄과 대홍수가 발생하는 해에는 어김없이 기근과 질병이 찾아왔다.

통치자들은 또 성공적인 작물 수확을 위해 강제 노역 체계를 동원했다. 가혹한 시스템 속에 농민들은 채석장에 끌려가거나 거대 건축물을 세웠고, 전쟁에 동원되지 않는 시기에는 농지로 돌아가 작물을 재배해야 했다.

역사학자 버네사 테일러는 신간 '세븐 리버'에서 나일강의 초기 문명 사회에서는 노동력, 관개 시스템 등 식량과 음료를 생산하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데 최적화된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한다.

노동력과 풍부한 원자재를 손에 쥔 통치자들은 현세를 넘어 사후 세계에서까지 영원한 권력을 갖기를 욕망했는데, 그 결과물이 거대한 피라미드였다.

문제는 피라미드를 비롯해 왕을 위한 대규모 건축이나 가혹한 채석, 채광 현장에 동원됐다 목숨을 잃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치자들은 신의 존재를 내세워 이러한 노역을 강제하고 정당화했다.

책은 나일강을 비롯해 다뉴브강, 니제르강, 미시시피강, 갠지스강, 양쯔강, 템스강 등 세계 문명을 대표하는 일곱 개의 강을 따라 인류사의 흐름을 풀어낸다.

강이 어떻게 서로 다른 문명을 탄생시켰고, 어떻게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었는지를 역사와 생태, 정치와 경제를 넘나들며 이야기한다.

또 각 강의 초기 문명을 이룬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강 유역의 자연과 공존하며 살고, 어떻게 통치했는지도 다룬다.

강은 풍부한 물과 비옥한 토양을 제공해 농경을 가능하게 했고, 강을 따라 도시가 들어서고 교역이 시작됐다. 더 나아가 누가 강을 차지하느냐에 따라 권력의 지도가 달라졌다.

나일강에서는 이집트 문명이 태어나고 거대한 피라미드가 세워졌다. 다뉴브강에서는 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 합스부르크 제국이 충돌하며 오늘날 유럽의 질서가 만들어졌다. 미시시피강은 미국의 팽창과 원주민 축출, 노예제도를 가능하게 했다.

책은 강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시대와 대륙을 하나의 관점으로 연결하면서 인간과 자연이 어떤 관계를 맺으며 문명을 발전시켜 왔는지 보여준다.

미래의창. 박은영 옮김. 640쪽.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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