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 28곳 11월까지 재신고···은행 실명계좌 '변수'

(그래픽=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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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사업자 28곳 전체가 오는 11월까지 재신고 대상에 오른 가운데 이들에게 실명계좌를 발급하는 은행들의 위험평가와 재계약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월 공포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지난달 20일 시행되면서 이미 신고가 수리된 가상자산사업자도 3개월 안에 처음부터 다시 신고해야 한다. 

특금법은 금융회사에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를 정부에 보고하도록 의무를 지운 법으로 지난 2021년부터 가상자산사업자도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기존 사업자 전원이 같은 심사를 다시 받는 것은 신고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지난 6월 기준 신고가 수리돼 영업 중인 사업자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등 28곳이다.

개정법 시행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비롯해 재무건전성, 사회적 신용, 조직 및 인력 항목이 신규 심사 요건으로 추가됐다. 신고 반려 사유 역시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전력 등으로 확대됐다. 이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은행 실명계좌 확보 여부를 중심으로 확인하던 종전 심사 방식에 비해 검증 항목이 늘어난 것이다.

심사 요건이 넓어진 가운데 최종 변수로는 은행 실명계좌가 꼽힌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은 이용자의 원화 거래를 위한 신고 요건으로 은행이 자체 위험평가를 거쳐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 은행은 관련 감독규정에 따라 실명계좌 발급 전 거래소의 자금세탁 위험을 평가하며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계좌 개설을 거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은행과의 제휴를 유지하거나 새로 확보하지 못한 거래소는 재신고 수리가 불가능한 구조다.

현재 국내 원화 마켓 거래소는 1개 거래소가 1개 은행과만 제휴하는 1사 1은행 구조로 운영된다. 금융당국은 자금세탁 방지 및 리스크 관리 등을 이유로 복수 은행 제휴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별 제휴 은행은 업비트가 케이뱅크, 빗썸이 KB국민은행, 코인원이 카카오뱅크, 코빗이 신한은행, 고팍스가 전북은행 등과 연결돼 있다.

주요 거래소의 실명계좌 재계약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 코인원은 지난달 카카오뱅크와 제휴 계약을 1년 연장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의 변경신고 수리를 마쳤으며 업비트와 빗썸 등도 기존 제휴 은행과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은행의 자금세탁 위험평가 검증도 강화되는 추세다. 앞서 FIU는 지난해 말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위반한 코빗에 과태료 27억3000만원을 부과했으며 코빗은 올해 초 이를 납부했다.

은행권의 세부 위험평가 기준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상자산거래소와 실명계정서비스 제휴를 위해 법령이 정한 바에 따라 위험평가를 실시하고 있다"며 "개정 특금법상 가상자산거래소가 준수해야 할 의무의 이행시기에 맞춰 위험평가 기준을 마련해 차질 없이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규제 부담은 재신고 심사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 8월 국무회의에서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해 가상자산 이전 시 송·수신자 정보를 확보해야 하는 정보제공의무(트래블룰)의 100만원 금액 기준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자 및 개인지갑과의 거래 시에도 위험도에 따른 차등 적용 기준이 도입된다. 개정 규정은 오는 2027년 2월 시행될 예정이다. 

가상자산의 이동 경로까지 관리해야 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은행권의 모니터링 체계도 구체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 은행권 최초로 온체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온체인 분석은 블록체인상에 기록된 지갑 주소와 자금 이동 경로를 추적해 고위험 거래를 식별하는 기술로 기존 계좌 중심 검증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인력 확충 및 온체인 솔루션 도입 여부 등의 평가지표 반영 비중에 대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가상자산의 외부 이전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FIU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에서 외부로 이전된 가상자산은 총 107조3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6% 증가했다. 이 중 해외 사업자 및 개인지갑 등으로 이전된 금액은 90조원으로 14% 늘었다.

이 같은 규제 강화는 소형 사업자의 부담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지갑·보관업자의 수탁고는 지난해 말 기준 3000억원으로 반년 전 7000억원보다 5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거래 가능 이용자는 779명으로 3% 증가해 실질 자산 유치 없이 계정만 유지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자본과 인력을 확보한 대형 거래소와 달리, 소형 사업자의 경우 신규 심사 요건 충족 자체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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