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점 사업자 31개월째 감소하며 5만명 하회…인건비·재료비가 직격
가맹점 최다 고봉민김밥 2020년 591개→올해 383개…2년 연속 영업손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대표적 서민 음식인 김밥을 주로 파는 분식점과 전문 브랜드 프랜차이즈 매장이 인건비와 재료비 상승 여파로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출 부담 없이 한 끼를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생활 밀착형 매장이 감소하면서 서민의 외식 선택지마저 줄어드는 양상이다.
◇ 분식점 사업자 6월 4만7천명대…2023년 12월 이후 매달 감소
30일 국세청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4만7천863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분식점 사업자는 2023년 11월 5만4천88명에서 같은 해 12월 5만3천760명으로 감소한 이후 31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9월(4만9천913명)에는 5만명 선 아래로 내려갔다.
김밥은 다양한 재료를 김과 밥으로 말아 한 끼를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자, 저렴한 가격에 간편하면서도 든든하게 즐길 수 있어 한국인이 즐겨 찾는 친숙한 음식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김밥은 최근 1년 동안 외식비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품목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천869원으로, 지난해 7월(3천623원) 대비 6.8%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칼국수(3.6%), 삼겹살(3.3%), 냉면(2.2%), 자장면(2.1%), 비빔밥(2.0%), 삼계탕(1.5%), 김치찌개백반(0.9%) 대비 월등히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3천723원에서 올해 1월 3천800원으로 오른 데 이어 6월 3천838원, 7월 3천869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총 세 차례 인상됐다.
김밥은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외식 메뉴라 인건비 상승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1만30원) 처음으로 1만원을 넘어섰으며 올해(1만320원)는 2.9% 오른 데 이어, 내년(1만700원)에는 인상률이 3.7%로 올해보다 오름폭이 확대된다.
서울 양천구에서 김밥가게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에 머물며 인건비를 아끼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장시간 노동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매출이 줄면 인건비 부담은 더욱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폭염으로 김밥의 원재료인 김을 비롯해 고온에 취약한 엽채류인 시금치 등의 가격이 폭등하는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고온에 따른 물가 상승)도 김밥 가격의 인상 압력을 키웠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보면 마른김의 경우 10장당 평균 소매가격은 2021년 899원, 2022년 928원, 2023년 1천19원, 2024년 1천271원, 지난해 1천373원, 올해 1천422원으로 매년 오름세다.
서울 노원구에서 영업하는 한 김밥 프랜차이즈 점주는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가 부담을 느끼고, 가격을 그대로 두면 점주가 원가 상승분을 떠안아야 하는 구조"라며 "김밥은 인건비와 식자재비가 동시에 오르면 수익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고봉민김밥인 홈페이지 갈무리]
◇ 5대 브랜드 가맹점 일제히 감소…활로 모색에 안간힘
김밥가게의 위기는 동네 분식집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가맹점 감소와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정보공개서와 브랜드별 홈페이지, 네이버플레이스에 등록된 매장 정보 등을 종합하면, 전국에서 가맹점 수가 가장 많은 고봉민김밥인의 매장(이하 직영점 포함)은 2020년 591개에서 2024년 450개, 올해 383개 등으로 매년 감소했다.
고봉민김밥인의 운영사인 케이비엠(KBM)은 2024년 약 4억4천만원의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이 9억9천만원으로 손실 폭이 두 배 넘게 커졌다.
김밥 브랜드 가맹점 2위인 김가네는 매장이 2021년 459개까지 늘었다가 이후 2022년 448개, 2023년 425개, 2024년 378개, 지난해 346개, 올해 335개로 5년 연속 감소세다.
김가네는 2024년 2억7천만원의 영업손실에서 지난해 1억8천만원의 영업이익으로 전환했지만, 당기순손실은 같은 기간 3천500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수익성이 악화했다.
김가네 대학로 1호점은 지난달 31일 영업을 종료했다.
얌샘김밥은 매장이 2023년 233개에서 올해 217개로, 싸다김밥의 매장은 지난해 101개에서 올해 96개로 감소했다.
프리미엄 김밥을 내세운 바르다김선생의 경우 매장이 2021년 150개에서 매년 감소하며 올해 87개로 줄어들었다.
얌샘 임종익 사업운영본부장은 "김밥 프랜차이즈 매장 감소는 인건비와 원재료·부재료비가 지속해서 오르고, 이에 따른 판매가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 영향"이라며 "여기에다 구내식당·편의점·마라탕·밀키트 등 대체 소비 시장이 커진 데다, 인건비 비중이 높은 분식업에 대한 창업 수요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얌샘 홈페이지 갈무리]
김밥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가 절감과 수출 등으로 활로 모색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부 김밥 브랜드는 주문과 동시에 제조·판매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편의점처럼 완제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매장을 도입했다.
고봉민김밥인은 지난 4월 부산 용호빌리브센트로점에 '고봉민김밥인 프레시' 매장을 선보이고, 냉장 진열대에서 김밥을 바로 가져갈 수 있는 방식을 도입했다.
리김밥은 2010년 창업 초기부터 완제품 형태의 김밥을 진열해 판매하는 '그랩 앤 고'(Grab N Go)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얌샘의 경우 2017년부터 주방 자동화 장비 도입, 자체 제조 공장 구축, 식자재 직수입, 지방자치단체와 협업을 통한 매입 단가 인하, 지역 특화 메뉴 출시 등에 나섰다.
또 2020년 대만에 점포를 열며 첫 해외 진출에 나선 이래 현재 대만·미국·인도네시아에서 총 10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얌샘 김은광 대표는 "현재 중국과 호주에서도 개점을 준비 중"이라며 "내년이나 내후년쯤에는 해외에서의 영업이익이 국내 영업이익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