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 별세…美전역 1주일 조기게양(종합)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 등 수많은 대히트곡으로 11차례 그래미 수상

딱 맞는 드레스에 풍성한 금발 이미지…아낌없는 자선활동으로도 명성 얻어

80세를 일기로 별세한 미국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미국 컨트리음악의 여왕으로 불리는 돌리 파튼이 80세를 일기로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파튼의 조카 브라이언 시버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을 통해 "돌리는 빛 속에서 살아왔고, 이제 예수님의 팔에 안겨 있다"며 파튼의 별세 소식을 알렸다.

파튼은 지난해 라스베이거스 전속 공연을 연기했다가 취소하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최근 몇 년간 자신의 면역계와 소화계가 다 망가졌다고 알려온 파튼은 지난해 가을 소셜미디어에 "난 아직 안 죽었다"고 확인했고, 올해 5월에는 치료에 잘 반응했다고 밝힌 바 있지만 결국 고향인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다.

AP 통신은 파튼에 대해 "솟구치는 비브라토 보컬, 가슴 저미는 가사, 눈부신 의상으로 테네시주 산속의 통나무 오두막에서 출발해 스타덤의 정점과 찬사로 뛰어오른 컨트리 뮤직 아이콘"이라고 평가했다.

미 테네시주 내슈빌 '뮤직시티 명예의 거리' 돌리 파튼 기념판에 헌화하는 시민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1946년 테네시주의 가난한 가정에서 12남매 중 한 명으로 태어난 파튼은 싱어송라이터이자 음반 제작자, 배우, 방송인, 작가, 자선사업가로 세대와 지역, 정치 성향을 초월해 사랑받은 유명인이었다.

1973년 발표한 '졸린'(Jolene)이 컨트리 차트뿐 아니라 팝 차트까지 진출한 뒤 전 세계에 발매돼 대히트를 치며 명성을 얻었다.

이듬해 직접 작사·작곡한 '아이 윌 올웨이스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로 1975년부터 2년 연속 컨트리뮤직협회(CMA) 올해의 여성 보컬리스트 상을 받았다.

이 곡은 휘트니 휴스턴이 리메이크해 1992년 영화 '보디가드'(The Bodyguard)의 주제가로 불러 전 세계적인 명곡으로 남았다.

이 밖에도 1980년 코미디영화 '9 to 5'의 동명 사운드트랙, 케니 로저스와 듀엣으로 부른 '아일랜드 인 더 스트림'(Islands in the Stream) 등도 세계적 인기를 얻은 곡들이다.

파튼은 평생 3천곡 이상을 작사·작곡했다. 그의 노래는 휴스턴뿐 아니라 티나 터너, 노라 존스, 더 화이트 스트라이프스, 멀 해거드, 마일리 사이러스, 비욘세, 올리비아 뉴턴존 등 다른 아티스트들이 리메이크했다.

총 49장의 앨범 속 그의 명곡들은 전 세계에서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고, 10억회 이상 온라인 스트리밍됐다.

파튼은 평생공로상을 포함해 총 11개의 그래미상을 받았다. 그의 노래 25곡이 빌보드 컨트리 차트 1위에 올랐다. 2001년 '송라이터스 명예의 전당'(Songwriters Hall of Fame)에 헌액됐고, 2007년에는 송라이터스 명예의 전당의 최고 영예인 '조니 머서상'(Johnny Mercer Award)을 받았다.

2022년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에 입성하기도 했다.

별세한 미국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평생 몸에 딱 달라붙는 모조 다이아몬드를 붙인 화려하고 과감한 의상과 거대한 금발 헤어스타일, 진한 화장 등의 이미지를 보여줬지만, 자선 활동으로도 큰 명성을 얻었다.

테네시주의 어린이들에게 무료 도서를 보내기 위한 교육 비영리 단체인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Imagination Library)를 설립했고, 미국 전역은 물론 캐나다, 영국, 호주, 아일랜드에서 미취학 아동을 위한 문해력 프로그램을 운영, 전 세계 어린이 독자들에게 3억권 이상의 무료 도서를 제공했다.

2016년 그레이트 스모키 마운틴스 국립공원에서 발화한 산불이 테네시주에 큰 피해를 주자 산불 피해자 돕기 자선 TV 방송을 기획했고, 코로나19 팬데믹 때는 백신 연구에 써달라며 밴더빌트대에 100만 달러를 기부해 모더나 백신의 초기 후원자로 기록됐다.

로이터 통신은 "그녀에게 지속적 스타 파워를 안겨준 자질은 사람들과 교감하는 능력이었다"며 "자신이 '찢어지게 가난했다'(dirt-poor)고 표현한 가정에서 자란 파튼은 종종 미국 노동 계층의 상징으로 여겨졌고, 자신이 믿는 대의를 위해 명성과 재력을 쏟아부었다"고 평가했다.

파튼은 1960년대 중반 아스팔트 포장 도급업자인 칼 딘과 결혼했고, 지난해 딘이 먼저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함께했다. 둘 사이에 자녀는 없었지만, 가수 마일리 사이러스가 파튼의 대녀(代女·goddauther)였다.

파튼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최고의 컨트리 가수 중 한 명이자 그 이상인 돌리 파튼의 별세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는 수많은 사람에게 진정 큰 상실이다. 그녀와 같은 사람은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결코 없을 것"이라며 파튼을 기리기 위해 이날 오후 6시부터 1주일 동안 미국 전역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별세한 미국 컨트리음악 여왕 돌리 파튼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주요 언론들도 파튼의 부고를 일제히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60년 동안 컨트리음악은 물론 대중문화의 상당 부분을 지배했다"며 "거대한 개성과 소박한 재치로 자신을 자리매김한 20세기 가장 사랑받는 미국인 중 한명"이라고 애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튼의 자리는 컨트리음악 세계의 추종자들, 수천개 자작곡 가사에서 자신의 삶을 발견한 애팔래치아 산맥의 가난한 주민들, 영화 '9 to 5'에서 그녀가 응원을 보낸 직장 여성, 문해력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준 아이들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을 만큼 거대했다"고 적었다.

이날 파튼의 엑스(X·옛 트위터)에도 부고글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파튼이 남긴 유산은 사랑, 연민, 회복"이라며 "그녀의 노래는 모든 연령대 사람에게 계속 울릴 것이며, 그녀의 자선활동은 오래도록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적혔다.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진다. 직계 가족들이 참석하는 소박한 장례식이다.

유족은 조화 대신 파튼이 설립한 이매지네이션 라이브러리에 기부해줄 것을 요청했다.

min22@yna.co.kr

조회 302 스크랩 0 공유 2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