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이석수, 특별감찰관 부활에 "대통령에 '아닌건 아니다' 말하는 역할"

靑 10년만에 특별감찰관 지명…"주변 관리하겠다는 '대통령 의지' 계속돼야"

"민정수석·수사기관과 달라…문제 감추다 확대되지 않게 예방하는 일"

이석수 1대 특별감찰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대통령 주변에는 과한 충성을 바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소한 '아닌 것은 아니다', '이건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특별감찰관이 된다면 부족함이 없을 것입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1대 특별감찰관이자 국내 유일한 특별감찰관 근무 이력을 가진 이석수 변호사(63·사법연수원 18기)는 25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배우자와 친인척, 청와대 공직자를 감시하기 위한 기구로, 박근혜 정부 당시 만들어졌으나 지난 10년간 지명 사례로는 이 변호사가 유일하다.

이 변호사는 2015년 3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박근혜 정부 초대 특별감찰관으로 일하며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을 각종 특혜 의혹으로 수사 의뢰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을 사기 혐의로 고발하는 등 감찰 업무를 수행했다.

감찰 내용을 언론에 누출했다는 의혹에 휘말리면서 그가 직을 내려놓은 이후 10년 가까이 공석이었으나,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임명을 추진해 최길수(60·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가 최종 후보로 지명됐다.

이 변호사는 사문화됐던 특별감찰관 제도가 부활한 것을 두고 "지난 10년의 상황이 비정상이었던 것"이라며 "엄연히 법에 존재하는 제도인 만큼 비정상이 정상화되었다고 본다"고 했다.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가 국회의 추천으로 시작된다지만 사실상 대통령 의중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이 변호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하셨다고 본다"라고도 말했다.

이 변호사는 특별감찰관이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임명 이후에도 이러한 '대통령의 의지'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주변을 관리할 대통령의 의지가 없으면 특별감찰관을 두더라도 해결할 수 없다"이라며 "특별감찰관은 대통령의 의지를 뒷받침하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석수 1대 특별감찰관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특별감찰관에게 고발·수사의뢰 권한만 부여된 점에 대해서도 "조직의 목적이 '예방'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별감찰관과 수사기관을 구분 지어야 한다며 "수사기관은 수사를 통해 책임을 묻는 곳이라면 특별감찰관은 그보다 초동 단계에서 문제가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 작게 혼나고 넘어갈 수 있는 것을 쉬쉬하고 감추다 보면 일이 커진다"며 "대통령이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이러시면 안된다'고 얘기해주는 역할"이라고 했다.

그는 특별감찰관의 역할이 민정수석실의 대통령 친인척 관리 기능과 일부 중첩된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조직의 목적 자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민정수석실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을 보좌하는 조직"이라며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서 이를 수행하는 비서 조직인 만큼 감찰을 하는 데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감찰 업무가 법률에 명문화되었는지 여부도 두 조직을 구분 짓는 지점으로 짚었다. 특별감찰관의 감찰은 법적 근거가 있는 만큼 더욱 투명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변호사는 "역대 민정수석실이 대통령의 친인척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역할을 했지만, 이는 자칫 법적인 근거가 없는 민간인 사찰로 번질 수 있다"며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감찰·사찰은 기본권 제한 문제가 생기지만 특별감찰관실의 감찰은 법률에 근거가 있는 합법적인 일"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25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superdoo82@yna.co.kr

그는 감찰 착수·내용 등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정한 특별감찰관법 22조은 보완이 필요하다며 "청와대 감찰은 언론의 주요 취재 대상이 되는 마당에 국가 예산을 쓰는 어느 기관도 언론 대응을 전혀 안 할 수는 없다. 특별감찰관에 걸고넘어지기 제일 좋은 조항"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4촌 이내 친인척, 수석비서관급 이상 등 감찰 범위가 좁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의에 이 변호사는 "대상을 넓히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청와대 내에서의 위상과 권력은 대통령과의 거리에서 나온다"며 "높은 직급이라거나 가까운 혈연이라서 꼭 '측근'이라거나 '실세'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을 사례로 들며 "이들은 모두 비서관급인데도 수석급들보다 내부에서의 위상은 높았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변호사는 역대 대다수 대통령이 가족 등 측근의 비위행위로 사법 판단을 받은 점을 언급하며 "조금 불편해도 바른말 하는 사람을 가까이했다면 결과가 훨씬 좋았을 것"이라며 "역사적·제도적 의미를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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