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와 자주 식사를 하는 청소년일수록 스트레스·우울감·불안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소년 8명 중 1명은 부모와 밥을 먹는 횟수가 일주일에 4차례도 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16일 질병관리청의 청소년건강패널조사(2019~2023) 자료를 활용한 ‘초기 청소년기의 부모 동반 식사 빈도와 후기 청소년기 정신건강의 종단적 관련성’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청소년건강패널조사는 2019년 초등학교 6학년이던 5051명의 건강행태 변화를 2028년까지 추적하는 국가 종단 조사다. 이번 연구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모두 조사에 참여한 3986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부모와 주 4회 미만 식사한 청소년은 전체의 12.9%로 나타났다. 초기 청소년기(초6~중1)에 부모와 주 4회 미만 식사한 청소년 중 학업·가정·친구·경제·외모·미래 등에서 ‘심한 스트레스’ 비율이 20%로 주 4회 이상 식사한 청소년(10.3%)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밥을 자주 먹지 않은 가구의 경우 고소득·맞벌이 비율이 높았고, 가족 화목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횟수가 많은 청소년일수록 이후 정신건강 지표가 양호해지는 경향성도 보였다. 초기 청소년기(초6~중1)에 부모와 함께 식사한 횟수가 주 1회 늘어날수록 후기 청소년기(중2~고1) 때 심한 스트레스 가능성이 12% 낮아졌고, 우울감 9%, 높은 수준의 불안감은 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밥을 먹으면서 가족끼리 자주 만나고 충분한 대화를 한 것이 청소년기 정서적 버팀목이 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부모와 함께하는 식사가 청소년 정신건강을 지지하는 일상적 생활환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부모 동반 식사를 개별 가족의 의지나 책임으로만 환원해서는 안 된다. 가족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생활시간과 사회적 여건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