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좌 최단 완등’ 네팔 산악인, 브로드피크 눈사태 휩쓸려 숨져

네팔 출신 유명 산악인 니르말 푸르자. AP 연합뉴스

히말라야 8000m 14좌를 6개월 만에 등정했던 네팔의 유명 등반가가 파키스탄 원정 중 눈사태에 휩쓸려 사망했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니르말 푸르자가 이끄는 원정대 10명은 지난달 30일 세계에서 12번째로 높은 산인 파키스탄 카슈미르 카라코람산맥에 있는 브로드피크(해발 8051m)를 오르는 중 눈사태에 휩쓸려 실종됐다.

이들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원정대를 조직한 ‘엘리트 익스페드’는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푸르자가 브로드피크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안타깝게도 다른 구성원들도 살아남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고의 등반가 가운데 한명을 잃었다”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실의 아픔을 달랠 말은 없다”고 덧붙였다.

수색대는 31일 원정대 3명의 주검을 수습했지만, 나머지는 험난한 지형과 악천후 탓에 수습이 어려운 상황으로 알려졌다.

영국군 네팔 용병 부대로 유명한 구르카 부대 출신인 푸르자는 2019년 히말라야 8000m급 14좌를 189일(약 6개월6일) 만에 모두 오르며 세계 최단기간 완등 기록을 세웠다. 그는 2021년 세계 두번째로 높은 K2(8611m)를 사상 처음으로 동계 시즌에 등정한 기록도 세웠다.

푸르자는 브로드피크 등정에 앞서 엑스(X)에 글을 올려 “그저 안전한 등반과 하산만을 바랄 뿐”이라며 “어떤 산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르판 아르샤드 칸 파키스탄 산악협회 회장은 “산을 향한 열정으로 하나가 돼 여러 나라에서 온 용감한 등반가들의 죽음은 전 세계 산악계의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웨스 스트리팅 영국 국방장관도 “푸르자는 오랫동안 우리 군에서 복무하며 영감을 주는 인물이었고 그의 놀라운 산악 모험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다”고 애도했다.

2021년 장애인 최초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한 고 김홍빈 대장도 브로드피크 정상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중 해발 7900m 인근에서 조난 사고로 끝내 숨진 바 있다.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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