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연패 끝난 그날밤, 김윤하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키움 김윤하가 2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김동윤 기자

"만났던 모든 분이 축하해 주셨어요"

2년 가까이 이어진 18연패가 끝난 밤, 김윤하(21·키움 히어로즈)의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KBO 45년 역사에 남은 아픈 기록은 역설적으로 김윤하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는 선수인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김윤하는 지난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이닝 7피안타(3피홈런) 1볼넷 5탈삼진 3실점으로 키움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2024년 7월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이후 2년 만의 선발승이었다. 그와 동시에 2024년 8월 7일 고척 SSG 랜더스전부터 이어지던 개인 18연패도 마침내 끝났다.

18연패는 KBO 리그 공동 2위 기록이었다. KBO 리그 개인 최다 연패는 장시환(39·LG 트윈스)의 19연패였다. 김윤하는 28일 잠실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 끝나고 버스 타서 휴대폰을 확인했다. 친구, 선배, 동생들은 물론이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감독님, 코치님까지 지금까지 만났던 모든 분이 축하해 주셨다. 정말 많은 힘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승리 당시 생각보다 담담하게 더그아웃을 나왔던 김윤하다. 이때를 떠올린 그는 "그때 옆에서 (하)영민 선배, (김)선기 선배, (김)성민 선배님까지 '오랜만에 이겼는데 왜 안 웃고 있어'라고 말해주셨다. 그때부터 조금씩 표정을 풀었던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는 필드에 있던 형들이 하이 파이브 하면서 '너무 고생했다'고 말해주시는 데 정말 행복했다"고 웃었다.

아픈 기억은 한편으로, 그가 얼마나 사랑받는 선수인지 깨닫는 계기가 됐다. 김윤하의 수훈 선수 인터뷰 장면은 곧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확산했다. 동료들도 자신의 SNS에 김윤하를 태그하며 2년 만의 승리를 축하했다.

키움 김윤하. /사진=김진경 대기자 키움 김윤하가 26일 광주 KIA전 승리 후 개인 SNS를 통해 감사인사를 남겼다. /사진=김윤하 인스타그램 갈무리이에 김윤하는 장문의 감사 인사를 개인 SNS에 남겼다. 김윤하는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분들에게 모두 답장했다. 팬분들도 엄청나게 많은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그런데 그걸 다 답장하기엔 잠을 못 잘 것 같아서 인스타 스토리로 대신한 것 같다"고 답했다.

긴 연패를 견디게 한 가장 큰 힘은 선배들의 변함없는 믿음이었다. 김윤하에 따르면 등판 전날 안우진(28)은 동료들에게 직접 "(김)윤하 한번 도와주세요"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배들은 긴 연패를 김윤하 혼자만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으며 계속해서 힘을 불어넣었다.

그는 "선배들은 '네가 너무 어린 나이에 이런 시련을 겪어 마음이 좋진 않지만, 그렇다고 피하면 안 된다'고 하셨다. 이제 패배는 네 몫만이 아니니 연패를 신경 쓰지 말고, 네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다 보면 언젠가는 깨질 거라고 말씀해 주셨다"고 고마워했다.

키움과 김윤하에게 있어 단순한 1승이 아니었던 이유다. 2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만난 설종진 키움 감독도 김윤하의 선발승을 누구보다 반겼다.

설 감독은 "들어가기 전부터 선수들이 강한 의지가 있었다. 18연패는 알고 있었지만, 2년이나 됐을 줄은 몰랐는데 많이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오늘 (김)윤하를 만나 '긴 터널을 지났으니 이제 좋은 일만 있을 거'라고 했다. 이번 주 토요일에 나갈 텐데 이번에도 좋은 투구를 펼칠 것"이라고 격려했다.

키움 김윤하.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조회 57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