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은편서 질주하는 전동 킥보드…겸용 도로서 보행자 '쾅'

(양주=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경기 양주시 소재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60대 여성이 10대가 모는 전동 킥보드와 충돌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킥보드 사고 (PG)
[장현경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겸용 도로는 일반 보행로와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가 함께 다닐 수 있는 도로로, 자전거 도로를 바닥의 색과 선으로만 구분한 형태가 많다.

노약자를 포함한 보행자와 최고 시속 20km대의 PM이 좁은 도로를 공유하며 충돌 사고의 위험이 크지만, 예방 대책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후 8시 30분께 양주시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10대 A양이 몰던 전동 킥보드가 마주 오던 60대 부부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60대 여성 B씨가 머리 등을 다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다.

경찰은 A양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상과 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다만 충돌 지점 등에 대해 A양 측과 B씨 측의 주장이 엇갈려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일반 보도에서는 PM 운행이 금지되지만, 자전거도로에서는 가능하다.

문제는 국내 자전거 도로 상당 부분이 인도와 물리적으로 붙어있는 겸용 도로 형태라는 점이다. 경계석이나 분리대 등 물리적 구분 선이 없는 경우가 많아 이 사고처럼 빠르게 달리는 PM과 보행자가 서로를 피하려다 순식간에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한다.

지난해에도 서울에서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에서 전동 킥보드가 전방에 있는 보행자를 들이받아 전치 5주의 상해를 입혔다. 서울중앙지법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킥보드 운전자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좁은 도로에서 빠르게 지나가는 PM은 특히 반사 신경이 떨어지는 노약자에게 큰 위협이다. 갑자기 장애물을 만난 PM이 급격히 방향을 전환해 무방비 상태로 걷던 노약자를 덮치면 양쪽 모두 크게 다칠 수 있다.

앞서 2024년 6월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고등학생 2명이 전동 킥보드를 타고 가다가 산책 중인 60대 부부를 들이받아 1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친 바 있다.

전동킥보드
[연합뉴스TV 제공]

당시 사고 장소는 공원 내 자전거 도로로 양주시 사고의 자전거-보행자 겸용 도로와 성격이 완전히 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보행자와 PM 충돌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여실히 보여준다.

2023년 8월 용인시에서도 하천변 자전거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전동 킥보드에 치인 보행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PM의 위험성이 제기되며 지자체 등 당국은 속도 조절, PM 없는 거리 조성 등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여전히 PM은 보행자의 어깨 옆을 빠르게 스치며 지나가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PM은 바퀴가 작고 운전자가 좁은 발판 위에 서 있는 구조라 충돌 사고에 취약하다"며 "특히 보행자와 충돌했을 때 양쪽 모두 크게 다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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