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먹이며 “의원 끌어내라” 폭로했던 김현태 ‘내란법정’에선 “비상계엄 정당했다”

김현태 전 특전사 707특수임무단장이 지난 2월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에 나섰다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재판을 받는 김현태 전 육군특수전사령부 제707특수임무단장이 법정에서 “12·3 비상계엄은 정당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서 ‘국회의원을 끌어내라’ 등 위법한 지시를 받았다고 울먹이며 폭로했던 김 전 단장이 말을 바꾼 것이다.

김 전 단장은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7-2부(재판장 오창섭)의 심리로 21일 오후 2시에 열린 자신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 피고인신문에서 이렇게 밝히며 과거 기자회견에 대해 “모든 부대원들이 내란으로 감옥 간다는 압박을 받았다. 왜곡된 정보로 기자회견을 했고, 시간이 가면서 스스로 인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은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계엄 선포의 조건인) 전시사변에 준하는 사태라는 건 대통령에게 자체 판단할 권한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비상계엄은 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피고인의 말은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고, 합법적인 조치에 따라 군인들은 임무를 수행한 것이고, (대통령이) 어떤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든 군인들은 알 바가 아니라는 것이냐”고 물었고, 김 전 단장은 “알 바가 아니라는 건 아니고, 그 당시 몰랐지 않습니까”라고 답변했다. 재판부가 “비상계엄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다시 묻자, 김 전 단장은 “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전 단장은 “그땐 몰랐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정리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단장은 비상계엄 해제 이후인 지난 2024년 12월9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용현 전 장관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을 통해 “들어가서 끌어낼 수 있겠냐. 지금 국회의원 모이고 있는데 150명 모이면 안 된다”는 지시를 했다고 처음으로 폭로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계엄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던 김 전 단장은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위법한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다. 이어 올해 1월 내란가담 혐의로 국방부에서 파면당한 뒤로는 ‘계엄 옹호자’로 돌변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김 전 단장은 극우 유튜버 전한길씨와 함께 윤 전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석하거나 유튜브 방송에 나갔고, 지난 6·3 지방선거 때는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되찾겠다”며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김 전 단장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군 관계자 6명의 재판은 오는 28일 특검의 구형 등이 이뤄지는 결심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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