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이 대통령 노동관 유감”…“노동기본법 축소하려는 건가”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3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쟁의 대상이 광범위하게 확장돼 있어, 정부가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관련해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성명에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에선 노동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도 교섭과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했다”며 “정부가 시행규칙이나 행정지침으로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려 한다면, 이는 국회가 입법으로 확대한 노동기본권을 사실상 축소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노총은 “노동자가 경영상 결정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곧바로 노동쟁의가 성립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이를 마치 기업의 모든 경영권 행사를 제약하는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개정 노조법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와 사회적 갈등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도 성명에서 “신규 공장 설립이나 생산라인 이전 등은 노동조건과 직결된 사안이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사안의 맥락과 내용을 따져보지도 않은 채, 대통령이 단정적으로 잘라 말하는 것은 노사간 자율적 대화와 협상의 기회 자체를 막는 독단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영업이익 배분과 성과급 요구에 대해서도 “(기업의 이익을) 임금으로 지급할지, 성과급으로 할지는 오랜 기간 노사가 협의해 정리해온 과정의 결과물”이라며 “현장의 복잡다단한 노사관계를 정부가 손쉽게 가이드라인으로 통제하려 한다면, 노사 갈등과 불확실성만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대통령의 편향되고, 왜곡된 노동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삼성전자 노조(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가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한 것과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노동계 흐름에 대해 ‘쟁의에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노동쟁의의 구체적 기준에 대해) 시행령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고용노동부 지침 등을 명확하게 미리 정해놓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효중 기자 harr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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