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투자 줄였던 GC녹십자…설비·파이프라인 투자 확대 나선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관계사 매각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한 GC녹십자가 설비를 확장하고 파이프라인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성장 동력 강화에 나섰다. 다소 정체된 상태였던 연구개발(R&D) 재투자의 물꼬를 트고 오창공장 등 핵심 생산 거점을 고도화해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지난 5월 미국 관계사 큐레보(Curevo)를 글로벌 빅파마인 일라이 릴리에 매각하는 빅딜을 성사한 이후 재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 기대감을 받고 있다. 릴리와 체결한 전체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5억달러(약2조2500억원)에 달한다.

이어 녹십자는 이달 10일 공시를 통해 이번 매각에 따른 계약금 2억402만달러(약 3087억원) 중 1억8952만달러(약 2868억원)를 우선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유입된 현금은 세금과 부대비용을 제외하고도 수천억 원에 달해, 재무적 유연성을 대폭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 쌓이면서 녹십자의 재투자 행보도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낙점된 곳은 생산 인프라 부문이다. 녹십자는 이미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정맥주사(IV) 제형의 면역글로불린 치료제 ‘알리글로’의 뒤를 이을 차세대 피하주사(SC) 제형 면역글로불린(SCIG) 신규 생산라인 투자를 전격 결정했다. 이를 위해 충북 오창공장에 약 1400억원의 자금을 먼저 투입한다고 16일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아울러 향후 2033년까지 8년간 오창공장에 중장기 R&D 비용을 포함해 총 5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설비 확장과 더불어 GC녹십자가 낙점한 핵심 파이프라인 개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는 지난달 2026 R&D 포트폴리오 리뷰 워크숍(R&D portfolio review workshop)에서 20% 농도의 SCIG 후보물질인 ‘GC5136B’ 외에도 △mCOVID 백신(GC4006A)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서브유닛 백신(GC1140B) △파브리병(Fabry) 치료제(GC1134A) △EGFR X cMET ADC(GC1148A) 등을 5대 핵심 자산 ‘더 팹 파이브(THE FAB FIVE)’로 명명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녹십자가 내세운 핵심 파이프라인은 모두 비임상~1상 단계에 머무르는 초기 단계의 파이프라인이다. 특히 EBV 백신은 MSD와 모더나 등 백신 강자로 꼽히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도전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아직 상용화한 사례가 없어 첫 백신 개발에 성공하는 기업이 당분간 미개척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된다. 희귀질환 신약과 ADC 모달리티 역시 바이오 업계 화두인만큼,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신속히 후기 개발 단계에 진입하고 글로벌 파트너십과 라이선스 계약도 타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업계는 최근 감소했던 R&D투자 확대를 글로벌 성과의 관건으로 꼽는다. GC녹십자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용은 2023년 12%에서 2024년 10.4%, 지난해 8.6%로 꾸준이 줄었다. R&D비용의 경우 2023년 1953억8800만원에서 2024년 1746억8400만원, 지난해 1718억7100만원으로 절대적인 지출 자체가 감소했다.

따라서 GC녹십자가 최근 전사적으로 고부가가치 자체 파이프라인 R&D에 집중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만큼, 순차적으로 수령할 큐레보 매각 대금과 마일스톤이 생산역량 강화와 차세대 신약개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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