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 지난 20년 수익성·성장성 악화 뚜렷

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 및 코스닥, 개별 종목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코스닥지수가 10개월 만에 800선도 이탈하며 전일 대비 5.56% 내린 785.00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코스피가 급등하는 동안 코스닥 시장은 반대로 연초보다 위축됐다. 우리 코스닥 시장은 혁신기업 시장이라기보다는 기업 특성이 이질적인 종목들이 분포해 있어 우량·혁신기업과 취약기업 시장을 따로 구분하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코스닥시장 상장종목의 분포상 이질성’ 보고서는 코스닥 설립 초기인 2000~2004년과 최근 기간(2021~2025년)에 걸쳐 코스닥 전체 종목들의 수익성·성장성·연구개발비율 지표 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시장 설립 초기에 비해 코스닥의 수익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됐고, 코스닥 종목 내부의 이질성이 최근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수익률(ROA·당기순이익/총자산) 평균은 2000~2004년 2.04%에서 2021~2025년 -0.31%로 하락했다. 자산수익률 상위 90%에 해당하는 종목들의 자산수익률도 과거 16.35%에서 최근 11.07%로 낮아졌고, 자산수익률 하위 25%에 해당하는 종목들의 수익률 역시 과거 -2.51%에서 -4.22%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 내에서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 상태에 있는 기업군이 지속적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에서는 하위 취약기업군이 뚜렷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영업이익률 지표에서도 코스닥 종목 중위값은 과거 -5.65%에서 최근 -14.64%로 크게 낮아졌다. 영업이익률 하위 10% 종목의 경우 이 지표가 과거 -31.08%에서 최근 -48.45%로 하락했다. 반면 이익률 상위 90% 종목군의 이익률은 15.94%에서 16.75%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률 상위 90%와 하위 10% 사이의 격차가 과거 47.02%포인트에서 최근 65.20%포인트로 확대돼, 코스닥시장 내부의 수익성 격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코스닥 전체 종목에서 자산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기업 비중은 과거 29.76%에서 최근 38.02%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인 기업 비중도 과거 29.78%에서 최근 37.84%로 높아졌다. 최근 코스닥시장 내 수익성 취약기업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성장성 지표 역시 코스닥 상장기업에서 전반적으로 둔화한 가운데 상위 성장·혁신기업군과 저성장·저혁신기업군이 함께 존재하는 이질적 시장이 확인된다. 매출액증가율의 경우, 2000년에는 중위값이 21.99%, 상위 10% 종목군이 112.32%로 매우 높았으나, 이후 전반적으로 하락해 2025년에는 중위값이 3.43%, 상위 10% 종목군이 43.97% 수준으로 낮아졌다. 강 연구위원은 “특히 중위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2000년 21.99%에서 2020년 0.82%, 2025년 3.43%로 크게 낮아져, 코스닥시장을 고성장기업 중심 시장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이런 이질성이 시장 다양성이라는 장점을 갖지만, 우량·혁신기업과 취약기업이 구분되지 않을 경우 코스닥시장 전체의 평판과 투자자 접근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취약기업군의 부정적 신호가 코스닥시장 전체의 평판에 영향을 미쳐 코스닥시장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코스닥시장 정책방향은 시장 내 기업군을 명확히 식별할 수 있는 세그먼트(분할) 체계를 정비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각 세그먼트에 속한 기업 특성에 맞는 시장규율과 공시·상장관리·투자자 정보제공 체계를 따로 마련하는 정책수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 역할은 벤처기업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 경로에 그쳐서는 안된다”며, “상장 이후 성장자금 조달, 투자자 기반 확대, 신뢰 형성, 혁신기업 선별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 성장을 지원하는 쪽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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