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부 “IAEA와 협력, 의회 승인 등 절차에 따를 것”

지난 22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의 라피크 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변에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지타바 하메네이와 그의 부친 알리 하메네이의 모습이 담긴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이란을 40년 가까이 통치해 온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사망했다. 광고판에는 “충성스러운 이란에 감사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REUTERS/연합뉴스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단의 자국 내 활동 재개에 합의했다는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이란 외교부가 “절차에 따라 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각) 이란 국영 이르나(IRNA) 통신에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 간의 상호 협력은 이슬람 의회(마즐리스)의 승인과 최고 국가안보회의의 결정에 기반해 현행 절차에 따라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이와 관련 전날 스위스에서 열린 미국과의 종전 합의 후속 고위급 회담에서 이란 대표단이 “핵 문제와 관련해 어떠한 협상도 진행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의무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이란과 미국 간의 전쟁 종식을 위한 이슬라마바드 협정의 틀 내에서 핵 협상을 개시하는 것은 종전 양해각서(MOU) 제13조의 이행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양해각서 13조는 레바논 등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비롯해 이란산 원유·석유화학 제품 수출 허가, 이란 동결자금 해제 등에 대한 조치가 이뤄져야 최종 협상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앞서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21~22일 스위스 루체른 뷔르겐슈토크에서 이란 쪽과 첫 후속 협상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자국으로 다시 초청하는 데 동의했다”며 핵 사찰단 활동 개시는 이번 주 중으로 예정돼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은 양측이 대화의 동력은 유지했지만, 핵심 쟁점인 이란 핵은 본격적으로 다루지 못했으며,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이란 내 활동 재개에 공감대를 이루는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밴스 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의 복귀를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이나 향후 우라늄 농축 금지 여부 등 핵심 핵 쟁점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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