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 문건 "모든 선반은 보험증권 소지해야…향후 수수료 결정" 예고
최근 24시간 통과 선박 10척, 평시 대비 18%

(로이터=연합뉴스) 2026년 6월 19일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해협의 모습. (REUTERS/Stringer) 2026.6.20.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이란이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근거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앞으로 '보험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해운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해운업계 임원들 사이에 돌고 있는 페르시아만해협청(PGSA) 명의 문건에 "모든 선박은 PGSA가 승인한 유효한 보험증권을 보유해야 한다"라는 문구가 있다고 보도했다.
PGSA는 이란 정부가 지난달에 만든 정부기구다.
이 문건에 따르면 해당 보험은 당분간 "무료"로 제공되지만, PGSA는 "장래에 보험 수수료를 도입할 권리를 보유하며, 해당 보험사가 이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일단 당분간은 통항이 무료지만 나중에는 '보험 수수료' 명목의 비용 징수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PGSA는 "보험 수수료"(insurance fees)라는 표현을 썼는데, 이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이는 '보험료'(insurance premiums)와 똑같은 것을 의도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호르무즈해협은 2월 28일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 평상시에는 전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지나던 핵심 해상 통로다.
미국과 이란의 임시 합의인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라 이란은 60일 동안 해협 통항을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고 이용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해운업계에서는 이란이 '수수료', '보험 수수료', '보험료' 등 명목을 내세워 실질적으로 통항료를 받으려고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PGSA가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등으로 발표한 18일자 공지문에는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원하는 선박이 해협 도착 최소 48시간 전 PGSA 공식 웹사이트나 이메일로 통항 신청을 제출해야 신속한 승인을 받을 수 있다는 안내가 들어 있다.
PGSA는 미국과 이란이 맺은 이슬라마바드 MOU에 따른 60일 기간 동안 보안·안전·환경 서비스 비용, 그리고 관련된 이란 보험을 위한 비용을 면제한다고 밝혔다.
PGSA는 선박들이 안전 항행과 기뢰 위험 구역 회피를 위해 PGSA와 지정 항로 및 통항 시각을 조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한 이란 당국자는 FT에 "양해각서 문구는 명확하다. 양해각서가 발효된 날부터 60일 동안 선박 통항은 어떠한 요금도 징수되지 않은 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당 기간이 끝난 후에는 이란과 오만이 지역 국가들과 협의해 통항 허용 방식을 합의할 것이며 거기에는 "서비스 제공 및 안전 통항과 관련된 수수료가 포함될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호르무즈해협의 서쪽에 영해가 있는 오만은 통행료를 징수하지 않겠다고 예전에 밝힌 적이 있으나, 상황 브리핑을 받은 한 인사는 오만이 환경 영향 완화와 "도선 및 보안을 포함한 강화된 항행 관리" 서비스의 비용으로 "합법적 부과금"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해협 통항 재개가 합의되고 선언되긴 했으나, 긴장은 여전히 높다.
FT는 이란이 19일 해협 내 선박들을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이란 측은 선박들에 보낸 무선 방송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철수, 해상 봉쇄의 완전한 해제, 미국 테러리스트 병력의 철수는 이란과 미국 간 합의의 핵심 조건이므로, 이 조건들이 충족될 때까지 호르무즈해협은 폐쇄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선박은 자국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호르무즈해협 접근을 피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 명령을 무시하는 모든 선박은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전쟁 기간에 테헤란은 해협 통항 대가로 선박당 200만달러(30억6천만원)를 암호화폐로 받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통항 상황을 보여주는 '호르무즈해협 모니터'(hormuzstraitmonitor.com) 사이트에 따르면 세계협정시(UTC) 20일 0시 28분(한국시간 오전 9시 23분) 기준으로 최근 24시간 동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0척으로, 평상시 평균인 하루 60척 대비 17.7%였다.
선박의 최대 적재용량을 뜻하는 재화중량톤수(DWT) 기준 통행량은 하루 190만DWT로, 평상시 평균 1천30만DWT 대비 18%였다.
전쟁 위험을 반영한 보험료율은 4%로, 평상시 0.15%의 26.7배였다.
전쟁 발발 이래 이란 측이 3척, 미국·영국 측이 2척의 선박을 각각 나포해 둔 상태다.
limhwas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