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남쪽 바닷길로 하루 15척 가량 통과…美 공중 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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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이 오만 해안선에 바짝 붙은 위험한 경로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인용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국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이 항로를 드나드는 선박은 유조선을 중심으로 하루 15척 안팎이다.
미국은 약 2주 전 오만 경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들에 공중 엄호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처음 구축했다.
이 항로를 통과하려는 선박들은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허가를 요청하라는 지침을 받는다.
사령부는 선박들에 항로 좌표를 제공하고 위치정보시스템(GPS) 신호와 모든 전자기기를 끄도록 지시하며, 어둠을 틈타 통항하라는 권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만 쪽 항로는 거대한 바위 절벽과 맞닿아 있고 일부 지점에서 폭이 800m에 불과할 정도로 좁아 대형 선박이 지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충돌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측은 좁은 항로에서 양방향 통행을 허용하면서, 폭이 더 넓은 지점에서 서로 비껴가도록 선박들에 지시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한 유조선 업계 임원은 "짐을 가득 실은 선박들이 조타 능력도 갖추지 못한 채 단선 경로를 양방향 통행하는 것은 밤에 라이트도 켜지 않고 시골길을 운전하는 것과 같다"며 "사고 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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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해운회의소(ICS)의 해사 책임자 존 스타퍼도 이 항로에 대해 "매우 좁은 수로여서 배를 조종할 공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선박들이 이 경로를 이용하는 데 따른 항해상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황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호르무즈 해협 '비밀작전'이 이 오만 경로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이 지난달부터 호르무즈 해협에서 민간 선박의 안전 통항을 지원하는 비밀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지난달 나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및 기타 상선을 지원하는 비밀 작전을 수행하라고 우리의 위대한 미군에 지시했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 나는 이 노력의 결과 1억 배럴 이상의 석유가 해협을 통과해 공개 시장에 공급됐다는 것을 기쁘게 발표한다"며 "200척 이상의 상선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했다"고 덧붙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어떤 선박들이 비밀리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지, 어떤 경로를 이용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란의 승인 없이 이란 인근을 통과하는 선박들은 이란의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최소 하나의 경로는 이란 해안선과 가깝지 않다고 한 소식통은 말했다.
또 해운 전문가들은 미국의 안내를 받아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이 오만에 가까운 항로를 따르는 것으로 본다고 NYT는 전했다.
ri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