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쇼크' 취업자 감소 전환…반도체 활황에도 제조업 14만↓(종합2보)

취업자 계엄 후 첫 감소…제조업 7년 3개월만에 최대폭 줄어

고용시장 위축에 청년층 '삼중고'…코로나19 이후 가장 악화

정부 "회복 시기·속도 예단 어려워… 각별한 경계심으로 총력"

5월 취업자, 17개월 만에 감소
(서울=연합뉴스) = 서울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관련 게시판. 2026.5.19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김수현 안채원 송정은 기자 =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5개월 만에 감소했다.

유례없는 반도체 호황에도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제조업 일자리는 급감했다. 제조업 취업자 중 반도체 비중은 4% 뿐이다.

청년 고용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부진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2만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비상계엄 여파로 내수 심리가 냉각되고 연말 정부 일자리 사업 종료 영향을 받았던 2024년 12월(-5만2천명)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서는 취업자 수가 1월 10만8천명 늘었다가 2∼3월 증가 폭이 20만명대로 확대된 뒤 지난 4월(7만4천명) 축소됐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작년보다 0.5%포인트(p) 떨어지며 지난 4월(-0.2%p)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하락폭은 2021년 2월(-1.4%p) 이후 5년 3개월만에 가장 컸다.

고용지표는 경기 후행성 지표로 꼽힌다. 중동전쟁 발발로 유가와 물가가 상승하고 경기가 위축되자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역대 최대 수준의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도체 특수에 산업간 양극화는 벌어지고 있다.

산업별 취업자는 제조업에서 14만명 줄며 2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은 지난 4월(-5만5천명)보다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2019년 2월(-15만1천명)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유가 상승과 원자재 수급 불안, 수출 차질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 증가세가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의 경우 고용 유발 효과가 크지 않은 편이다.

데이터처 빈현준 사회통계국장은 "식료품, 자동차 업종의 (취업자) 감소폭이 확대됐다"며 제조업 취업자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 정도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 역시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수출은 감소했다"고 말했다.

7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일부 부품 공급 차질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건설업도 원자재 비용 상승의 영향을 받으며 4만3천명 줄어 25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8만9천명 줄어 6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다. 인공지능(AI) 영향으로 전문직 신입 채용이 위축됐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직접적인 영향에 관한 판단은 유보하고 있다.

다만 4월(-11만5천명)보다 감소폭은 축소했고, 전월 대비로는 증가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5월 취업자, '중동쇼크'에 4만명 감소
(세종=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빈현준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5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중동전쟁 장기화 여파로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2만명을 기록해 작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2026.6.11 utzza@yna.co.kr

내수 관련 업종인 도소매업은 3만6천명 줄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2만명 늘어 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4만4천명), 운수창고업(3만6천명)에서도 취업자가 늘었다.

일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집행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보건·사회복지업도 21만2천명 늘어 견조한 증가세가 유지됐다.

고용 취약계층인 청년층 부진은 확대됐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천명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2021년 1월(-31만4천명) 이후 최대폭 감소다.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1년 전보다 2.4%p 하락했다. 하락폭은 마찬가지로 2021년 1월(-2.9%p) 이후 가장 컸다.

재경부 관계자는 "청년층은 산업·인구구조 변화, 기업의 경력직 채용 현상,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경기적 측면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40대 취업자도 4만3천명 줄었다.

반면 최근 고용시장을 견인하는 60세 이상이 17만1천명 늘었다. 30대와 50대도 각각 6만2천명, 2만5천명 증가했다.

실업자는 87만8천명으로 2만5천명 늘었고, 실업률은 2.9%로 0.1%p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6만4천명 증가했고, 이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4만7천명 늘었다.

정부는 내달 고유가피해지원금, '청년뉴딜 추진방안' 등 추가경정예산 효과가 고용의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꼽았다.

다만, 중동전쟁 영향 본격화 우려로 회복 시기와 속도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봤다.

정부는 관계장관회의, 일자리 전담반 등 통해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업종별·계층별 일자리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고용안정지원조치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관계장관들과 고용 관련 간담회를 하고 "모든 부처가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총력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s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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