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36년 손기정, 베를린 시민에게 사인하는 모습 포착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가 당시 베를린 시내버스 정류장 앞에서 현지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 유튜브 ‘베를린 채널’에서 공개한 당시 베를린 일상 풍경 동영상 중 일부다. 영상 갈무리

한국 근대 스포츠 역사를 대표하는 ‘마라톤 영웅’ 손기정(1912~2022)이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현지 도심 거리에서 독일 시민들에게 사인을 해주는 희귀 영상물이 발견됐다.

독일 디지털 콘텐츠 기업 니키타 벤처스는 최근 자사 유튜브 채널 ‘베를린 채널’에 1936년 올림픽 기간 베를린 시내의 일상 풍경과 선수단 등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 기록 영화 ‘올림픽 도시 베를린 1936’을 공개했다. 11분46초짜리 이 영상에는 헌팅캡 모자를 쓰고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의 손기정 선수가 누군가에게 사인을 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1936년 8월9일 마라톤 경기에서 우승해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된 다음날 시내로 산책 나온 손기정 선수가 버스정류장에서 그를 알아본 현지 시민에게 인사하며 펜으로 종이에 사인해주는 모습이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가 당시 베를린 시내버스정류장 앞에서 시민에게 사인을 해준 뒤 촬영 중인 카메라 맨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 유튜브 ‘베를린 채널’에서 공개한 당시 베를린 일상 풍경 동영상 중 일부다. 영상 갈무리

 

 

해당 장면은 10분 2초에서 5초 사이에 나온다. 손기정 선수가 영상에 등장할 때 “마라톤 경기 영광의 우승자 ‘손’”이라는 독일어 육성 내레이션도 흘러나와 당시 독일 당국이 그에게 각별한 관심을 보였음을 알 수 있다.

손기정 선수가 등장한 기존 베를린올림픽 현장 영상물로는 당시 나치 독일 정권 통치자 히틀러의 문화 분야 측근이던 레니 리펜슈탈 감독의 올림픽 공식 영상물 ‘올림피아’가 알려져 있다. 이번에 발견된 영상물을 통해 손기정 선수의 또 다른 현지 활동상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게 됐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우승 직후 손기정 선수가 서명해 나눠줬던 엽서. 지난해 7~12월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 기증1실에서 열렸던 손기정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를 통해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노형석 기자

영상의 앞부분 자막을 보면, 제작사는 당시 독일 영화사였던 뵈너필름(Boehner-Film)으로 명기돼 있다. ‘세계의 중심 베를린’을 기치로 걸고 만든 선전 영화로, 당시 나치 독일 선전상 괴벨스의 검열을 받고 독일 전역에서 상영됐던 것으로 보인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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