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KBO 등 인기 종목 플랫폼 경쟁 격화
이용자 복수 구독 늘며 시청권 보장 요구 확대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스포츠 중계권 확보 경쟁에 뛰어들면서 인기 스포츠 콘텐츠가 특정 플랫폼에 집중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이지만 이용자들은 경기를 보기 위해 여러 서비스를 추가 구독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보편적 시청권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쿠팡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OTT로 옮겨간 스포츠 중계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스포츠 콘텐츠를 앞세운 국내 OTT 사업자들의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국가대표 축구 경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티빙은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 유·무선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핵심 콘텐츠로 내세우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넷플릭스는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와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중계권 확보에 나섰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NFL 일부 경기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다.
OTT 사업자들이 스포츠 콘텐츠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드라마나 영화와 달리 실시간 시청 수요가 높고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할 수 있어 신규 가입자 유치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OTT 사업자들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한 이후 가입자 증가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복수 구독 시대…이용자 부담 확대
문제는 이용자 부담이다.
과거에는 지상파나 케이블TV를 통해 시청하던 스포츠 콘텐츠가 OTT로 이동하면서 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복수 플랫폼에 가입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에는 EPL과 KBO리그 등 주요 스포츠 콘텐츠가 플랫폼별로 분산되면서 원하는 경기를 보기 위해 복수의 OTT를 구독해야 한다는 이용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축구는 쿠팡플레이, 야구는 티빙, 해외 스포츠는 또 다른 플랫폼을 봐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OTT 시대에 맞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현행 방송법은 월드컵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민적 관심이 높은 주요 스포츠 행사에 대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제도가 지상파·유료방송 중심으로 설계돼 OTT 중심 시청 환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최근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보유한 JTBC와 지상파 방송사 간 재판매 협상이 진행되면서 국민적 관심 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넷플릭스 앱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 OTT 시대 보편적 시청권 다시 도마 위
일부 전문가들은 스포츠 콘텐츠가 사실상 공공재 성격을 갖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OTT 업계는 독점 중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스포츠 중계권 비용을 감안하면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 없이는 투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과도한 규제는 콘텐츠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정답은 아직 없다.
유럽 일부 국가는 월드컵과 올림픽, 국가대표 경기 등에 대해 무료 시청권을 보장하는 '보호 목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스포츠 리그는 시장 경쟁에 맡기고 있다.
국내에서도 OTT 영향력 확대에 맞춰 보편적 시청권과 스포츠 중계 독점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안팎에서도 플랫폼 중심 시청 환경 변화에 맞춰 관련 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OTT 사업자도 올림픽, 월드컵 등 국민관심행사의 중계방송권 협의체와 공동계약, 재판매 권고 대상에 포함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OTT 중심 시청 환경이 일상이 된 가운데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는 향후 미디어 정책의 주요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