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야 여성 디제이(DJ)의 시초’로 불린 문화방송(MBC) 아나운서 출신 임국희씨가 별세했다. 향년 88.
4일 한국아나운서클럽은 임씨가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1938년생인 고인은 1961년 한국방송(KBS) 아나운서로 입사해 1964년 문화방송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화방송 라디오 ‘한밤의 음악편지’(1964∼1972), ‘여성살롱 임국희예요’(1975∼1988) 등에서 디제이로 활동하며 청취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여성살롱…’은 1988년 고인이 하차한 뒤 ‘여성시대’로 이름이 바뀌어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다.
임씨는 과거 여성 아나운서가 밤에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 금기시되던 시대에 심야 시간대 라디오를 진행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 그는 지난 2015년 국민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진행했던 ‘한밤의 음악편지’에 대해 설명하며 “당시에는 아침 7시 이전과 밤 10시 이후에는 여성 아나운서가 방송에 나가는 걸 금기시할 때였는데 제가 처음으로 그걸 깼다”며 “저의 감미로운 내레이션이 젊은이들의 슬프고 기쁜 사랑 얘기를 효과적으로 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살롱…’에 대해서는 “그때 저 진짜 공부 많이 했다. 1년에 단행본을 200권 이상 읽었다. 여성 관련 서적을 찾으려고 청계천 헌책방에도 많이 다녔다. 물론 신문이나 잡지도 섭렵했고. 재미있는 표현이나 형용사가 제게 꽂히면 그걸 곧바로 방송에 활용했다”고 전했다.
2003∼2006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맡았고, 2015∼2019년 한국아나운서클럽 제8대 회장을 역임했다. 2014년 문화방송이 자사 라디오에서 20년 이상 공헌한 진행자에게 수여하는 ‘골든 마우스’를 받았다.
유족으로는 딸과 아들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6시30분이다. (02)3410-3151.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