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27일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를 앞두고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투자를 부추기는 마케팅 단속에 나섰다. 고환율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 시장으로 돌리겠다며 상품 도입을 허용했던 금융당국이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자 되레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25일 금감원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 위험성이 큰 만큼 과도한 마케팅은 자제해달라고 업계에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7일 출시를 앞둔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기자간담회와 투자자 설명회, 상품 증정 행사 등 준비했던 마케팅 이벤트를 일부 취소했다. 금감원은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더라도 투자 조장이나 매수 유도 행위는 자제하고 상품 설명과 투자 위험 고지를 중심으로 안내하도록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럴 거면 왜 상품 출시를 승인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단일종목을 추종하는 상품 특성상 운용사별 차별성이 크지 않은데 이벤트까지 제한되면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망을 갖춘 대형 운용사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중소형사의 불만도 제기된다.
당초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국외 주식시장으로 향한 개인 투자자금을 국내로 돌리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내 우량주를 기초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미국·홍콩 시장에는 상장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금지돼 있다는 ‘비대칭 규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시 과열 분위기가 짙어지며 금융당국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상품 출시를 공식화한 지난 1월28일 코스피 종가는 5170.81이었으나 현재는 급등락을 거듭하며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이런 흐름을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시장에서는 출시 초기 자금 유입 규모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상품을 매매하려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심화교육이 시작된 4월28일부터 5월21일까지 총 9만3천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전문투자자와 외국인 등 심화교육 면제 대상까지 포함하면 실제 투자 수요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하루 주가 상승률이나 하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오는 27일 레버리지 상품 14개, 인버스 2배 상품 2개 등 총 16개가 동시에 상장된다. 국내 주식시장의 하루 가격제한폭(30%)을 고려하면 최대 60% 손실을 볼 수 있다.
횡보장에서는 ‘음의 복리효과’로 투자금이 잠식될 수 있어 장기투자에도 적합하지 않다. 지수가 20% 하락한 뒤 다시 20% 상승하면 일반 상품은 100→80→96으로 4% 손실에 그치지만, 레버리지 상품은 40% 하락 후 40% 상승해 100→60→84로 16% 손실이 난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