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 폭발로 화재가 발생한 HMM 운용 화물선 나무호가 8일 오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도착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들어갔다.
중소형 벌크 화물선 나무호는 이날 오전 3시24분께(한국시각 오전 8시24분) 중동 최대 수리조선소인 '드라이독 월드 두바이' 계류장에 접안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지난 4일 오후 사고 당시 정박 중이던 아랍에미리트 움알쿠와인 인근 해역에서 예인을 시작한 지 약 15시간 만에 이곳에 도착했다.
현지에 도착한 정부 조사단은 날이 밝는대로 나무호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조사단은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꾸려졌다.
국내 유일의 국제 선박 검사 기관인 한국선급 현지 지부와 현대해상 등 관련 보험사 조사 인력도 조사 과정에 참여한다.
조사단은 나무호의 블랙박스인 항해기록저장장치(VDR)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 대한 자료 조사와 함께 선원들의 증언을 청취하고 현장 감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나무호는 현대해상·삼성화재·DB손해보험·KB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 등 5개 손해보험사에 전쟁보험 특약을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사 중 가입 비중이 가장 큰 현대해상이 간사를 맡아 조사에 참여하고 있다.
전쟁보험은 일반적인 해상보험에서 면책 사항으로 분류되는 전쟁, 내란, 포격, 나포 등의 위험을 보장하는 특수 보험이다. 사고의 원인이 보험약관에서 정의한 '전쟁 위험'에 해당해야 보험금이 지급된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어뢰 공격, 기뢰 접촉, 미사일 피격 등 전쟁 행위여야 한다.
나무호는 ‘전손’시 최대 1000억원 규모의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특약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이 완전히 파괴되거나 회복 불가능한 상태를 뜻하는 전손 때에는 보험 가액 전액을 받을 수 있지만, 선박의 일부만 손상을 입어 수리가 가능한 ‘분손’의 경우는 실제 수리비와 관련 비용을 지급받게 된다.
현대해상을 제외한 다른 보험사들의 지분은 10~20% 수준이며, 이들 보험사들은 코리안리에 재보험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이번 중동 사태와 관련하여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높은 주요 국내 보험사는 삼성화재(약 4270억원), KB손해보험(약 3330억원), 현대해상(약 2843억원), 코리안리(재보험·약 2221억원) 순이다.
정부는 “선원들이 아직 나무호에서 내리지 않았다며, 하선 여부는 선박 수리에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배에는 한국 국적 선원 6명을 포함해 24명의 선원이 타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나무호의 기관실 좌현 쪽 선체에서는 아직 육안으로 확인할 만한 파공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 기뢰 충격설’도 일부 제기됐지만, 침수 피해가 없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 조사단과 보험사 등 민간 조사단의 현장 정밀 조사가 상당히 진행되어야 사고 원인이 드러날 것이란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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