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에 "여보세요"…음성복제 노린 신종 피싱 주의

전화 사기(일러스트)
제작 최예린(미디어랩)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에 응답하는 것만으로도 음성 정보를 탈취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의가 요구된다고 프랑스 정보통신 전문 매체 GNT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른바 '침묵 전화'로 불리는 신종 수법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음성 복제를 노린다.

이 수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전화가 걸려 와 수신자가 반사적으로 "여보세요"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아무 말 없이 전화를 끊는다. 얼핏 잘못 걸린 전화이거나 조작 실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정교하게 설계된 사기의 초기 단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사기범들의 첫 번째 목적은 순전히 실무적인 것으로, 해당 전화번호가 활성화돼 있고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번호는 잠재적 표적 목록에 포함돼 향후 피싱 범죄나 다크 웹에서 판매될 수 있다.

더 큰 위험은 음성 복제에 있다. "여보세요" 같은 단순한 말 한마디로도 추후 활용 가능한 음성 표본이 된다. AI의 발전으로 단 몇 초의 음성만으로도 실제 같은 음성 복제본을 만들 수 있다.

사이버보안업체 비트디펜더(Bitdefender)는 "목소리, 음색, 억양을 복제하는 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고 설명한다.

일단 목소리가 복제되면 사기 수법은 다양해지고 위험성도 커진다.

사기범들은 이를 이용해 설득력 있는 신원 도용 시도를 할 수 있다. 목소리를 흉내 내 가족이나 지인에게 연락한 뒤 가상의 긴급 상황을 꾸며내 급히 돈을 뜯어내는 방식이다.

음성 파일은 음성 인증을 사용하는 고객 서비스나 은행 보안 시스템을 속이는 데도 악용될 수 있다.

특히 이런 사기는 전화 직후가 아니라 수주 또는 수개월 뒤에 발생할 수도 있어 피해를 인지하기 어려운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은밀한 위험에 맞서는 최선의 방어책은 예방과 경계라고 지적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을 때 상대방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즉시 전화를 끊고 불필요한 발언은 삼가는 게 좋다.

의심스러운 번호는 차단하거나 신고하고, 부재중 전화라고 해서 무작정 다시 걸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 사기범들은 발신 번호를 조작하는 '스푸핑' 기술로 공공기관이나 기업 번호처럼 위장하는 경우도 많아 번호만 보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당부한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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