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AFPI) 부소장이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핵추진잠수함(핵잠)·원자력 협력 합의를 ‘닉슨 방중’에 버금가는 성과로 평가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신속하게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4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홈페이지에 실은 ‘한미간 핵추진잠수함 및 핵연료주기 이행이 시급하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한미 양국 정상의 핵기술 협력 합의는 한미 안보협력의 획기적 이정표”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의회와 협력해 한국에 핵추진 기술 전반과 원자로 설계 지원, 핵연료주기 협력, 그리고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포함한 차세대 원자로 개발 경로를 신속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2차례의 정상회담의 결과를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의 핵잠 건조와 농축·재처리를 진전시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의 대미투자 지연에 불만을 표하고,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쿠팡 로비 등의 변수가 더해지면서 한미 안보 협상은 아직 첫발도 떼지못하고 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와 실용적이고 거래적이며 생산적인 관계를 구축해 왔다”며 “진보 성향 지도자인 이 대통령이 기존 진보 진영의 입장에서 벗어나 핵잠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평화적 핵연료 재처리 협력을 골자로 하는 미국과의 주요 전략적 합의를 체결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한반도에 핵무장을 한 적대 세력이 존재하고 중국 해군이 급속히 현대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더이상 재래식 디젤-전기 잠수함만으로는 억지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뒤늦은 인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핵확산 우려에 대해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모범 회원국”이라고 강조하고 “북한이 핵 관련 조약 의무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약 50기로 추정되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핵잠을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한국에 필요한 핵 기술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책임있는 비확산 정책이 아니라 전략적 실책”이라고 반박했다.
플라이츠 부소장은 “1972년 중국에 갈 수 있었던 인물은 (평생 반공주의자였던) 리처드 닉슨뿐이었다. 마찬가지로 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을 통해 한국 최초의 핵잠 건조와 핵연료주기 협력이라는 역사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은, 어쩌면 (진보 성향의) 이재명 대통령이었을 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인 플라이츠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비서실장을 지냈다. 미국우선주의정책연구소는 친트럼프 성향 싱크탱크다. 그는 한때 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이재명 정부와도 협력하는 기조로 변신해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자문위원에 위촉됐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