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년의 인기 화가 이두식, 작고 13년 만에 회고전

생전의 이두식 작가. 2012년 5월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70회 개인전을 열 당시 전시장 작품 앞에 선 모습이다. 선화랑 제공

올해 13주기를 맞는 경북 영주 출신의 작고 화가 이두식(1947~2013)은 생전 미술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린 스타 예술가였다. 화사한 갖가지 색 덩어리들이 기포가 터지는 것 같은 화면 위에 어울려 율동하듯 넘실거리는 특유의 추상화풍은 작가만의 등록상표가 되어 20여년간 화랑가를 풍미했다. 홍익대 미술대학장,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마당발 인맥’을 과시했던 미술행정가이기도 했다.

2013년 2월, 29년간 교수로 봉직한 홍익대 회화과 정년 퇴임을 앞두고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인의 사후 회고전이 뒤늦게 차려졌다. 2012년 고인의 초대전을 열었던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지난 15일부터 열리고 있는 ‘다시 만난 축제―표현·색·추상…그 너머’전이다. 1988년 고인에게 ‘선미술상’을 수여하며 깊은 인연을 맺은 화랑 쪽 주선으로 마련한 전시회다. 고인의 직속 후배이자 동료 교수였던 주태석 홍익대 회화과 명예교수가 기획자로 나서 출품작 선정과 배치 등을 이끌었다.

이두식 작가가 2005년 ‘축제’ 연작의 하나로 그린 색채추상그림의 세부. 노형석 기자

이번 전시는 30대 시절부터 60대 말년기까지 주요 작업들을 60여점의 드로잉과 시기별 대표 연작들로 보여주는 얼개다. 구상적 인물, 꽃 같은 정물과 추상적 도상이 얽혀든 1970~80년대 초반 ‘생의 기원’ 연작, 전통 오방색을 화폭에 채워넣으며 작가 특유의 화려한 색채추상 화풍을 구축하는 1980년대 후반~2000년대의 ‘축제’ 연작, 화면에서 색을 덜어내고 담백한 분위기를 빚어낸 2010년대 이후 말년기의 ‘심상’ 연작이 두루 내걸렸다.

1~3층에 펼쳐진 전시는 작가의 주요 창작 시기를 모두 아우르는 구성이지만, 익히 알려진 1990년대 이후 대표작과는 결이 다른 청장년기 작품 중심의 3층 공간에 좀 더 눈길이 쏠린다. 고인의 자화상으로 비치는 1980년 작 ‘무제’ 소품과 꽃과 잔돌들이 모인 모습을 관능적으로 묘사한 1976년 작 ‘무제’ 소품, 꽃송이와 기하학적인 땅 모양 등이 병치된 1970~80년대 ‘생의 기원’ 연작이 잇따라 내걸려 ‘이두식표’ 추상회화의 원형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두식 작 ‘무제’(1980). 노형석 기자

고인과 막역했던 선화랑 창업주 김창실 전 대표의 아들인 이성훈 한국화랑협회 회장과 원혜경 선화랑 대표는 “이두식 작가를 기억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한마음으로 마련한 전시”라면서 “약동하는 삶의 기운과 색채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자리”라고 밝혔다. 전시는 5월5일까지 열린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조회 59 스크랩 0 공유 0
댓글 0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