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 예별손보 단독 입찰···'보험업 진출' 숙원 마침표 찍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예별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응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금융지주가 유찰 이후 진행될 수의계약 단계에서 협상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16일 진행된 예별손보 본입찰 결과 예비인수후보 3곳 중 단 한 곳만이 최종인수제안서를 제출함에 따라 유효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MG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입찰은 다시 유찰로 마무리됐다. 

예별손보는 MG손보 부실 사태 이후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예보가 100% 자본을 출자해 세운 가교보험사다. 부실화된 MG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기존 보험 계약을 유지·관리하고 있으며 이번 매각 성사 여부에 따라 향후 거취가 결정된다.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을 중심으로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등 금융 전반에 걸친 계열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대형 금융지주 중 유독 은행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금융지주 전체 순익 중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99.5%에 달한다. 증권업 비중이 높으면 시장 변동성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장기 자금 운용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보험사 인수는 그룹의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번 응찰은 보험업 진출에 대한 그룹의 경영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가급적 연내에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주총 이후 약 20일 만에 단행된 본입찰 참여는 시장 탐색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인수 단계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한국금융지주가 예비 실사를 거쳐 본입찰 제안서를 최종 제출함에 따라 향후 매각 절차는 단독 응찰에 따른 예보의 판단 및 후속 협상 단계로 넘어가게 됐다.

그동안 한국금융지주는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 등 시장 매물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하지만 롯데손보는 매각 측과의 가격 간극이 걸림돌이었고 KDB생명은 대규모 유상증자에도 불구하고 인수 후 지속될 자본 확충 부담이 리스크로 지목됐다.

반면 예별손보는 예보가 부실 자산을 분리해 자산 구조를 정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장기보장성 보험 비중이 94%에 달해 자산운용 역량이 강점인 한국금융지주가 인수했을때 확실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단독 응찰의 배경으로 꼽힌다.

유력 후보군이었던 하나금융지주는 이번 본입찰에 최종 참여하지 않았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자체 체력 강화 기조에 따라 당분간 M&A보다는 내부 성장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 후보군이 부재한 상황에서 예보의 선택지는 좁아진 모습이다. 재공고마저 유찰될 경우 예보는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기존 계약을 대형 손보사들로 분산 이전하는 자산부채이전(P&A) 등 강제적인 정리 절차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응찰은 사실상 매각 성사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유효한 기회"라며 "독점적 협상 지위를 확보한 한국금융지주가 향후 수의계약 과정에서 도출할 인수 조건이 이번 매각전의 최종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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