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출하는 ‘장동혁 퇴진론’…장 대표는 다음주 방미 예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가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공천 후폭풍과 노선 갈등 속 ‘당의 짐’이 되는 역설적 상황에 놓인 장 대표는 다음주 방미 일정을 예고하며 독자 행보를 강행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 출마했다가 공천 배제(컷오프)된 주호영 의원은 8일 장 대표의 퇴진을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장동혁 당을 인정할 수 없다” “보수의 재건과 부활을 위해 지금 가장 먼저 치워야 할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이 장동혁 체제”라며 당 지도부를 강하게 맞받았다. 주 의원은 “장동혁 대표는 결단하라. 더 늦기 전에 책임지라”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체제를 즉각 구성하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주 의원은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제 결정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된 뒤 무소속 출마 여부를 고심해왔다. 이날엔 “(가처분 기각 결정에 대한)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뒤,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 “다른 말씀은 안 드리겠다”며 거취 표명은 미뤘다.

장 대표 퇴진 요구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일 5선 윤상현 의원은 인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후보들에게 힘이 되는지 아니면 짐이 되는지 자문해봐야 한다”며 “후보자들이 비상체제로의 전환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같은 날 채널에이(A) 인터뷰에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당 지도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 많이 터져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위원장인 재선 배현진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동혁 지도부가 결단하면 반전을 만들 수 있다”며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장 대표 주변에선 이를 해당 행위로 여기며 일축하는 모양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를 흔드는 발언은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 승리에 도움 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신동욱 최고위원도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전쟁터에서 장수를 바꾸지 않는데, 전선을 대표 쪽으로 가져가는 걸 납득하기 어렵다”며 장 대표를 감쌌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 운신의 폭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장 대표는 앞서 예고된 세종(8일)·강원(9일) 현장 일정을 모두 취소한 뒤 공개 일정 없이 통상 업무를 수행했다. “지역 공천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당 지도부 관계자)는 이유를 들었으나 같은 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을 돌며 민심 잡기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 당내에서는 후보자들이 장 대표의 방문을 꺼려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영남 지역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우리 지역은 보수세가 있는 곳인데도, 장 대표 오지 말라고 전해달라는 후보들이 많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오는 14일부터 2박4일간 미국 국제공화연구소(IRI) 초청으로 워싱턴디시를 방문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선을 코앞에 둔 선거 사령탑이 방미 일정을 떠나는 것이 황당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 쪽 관계자는 “대표 자격으로 미국에 가면 성과를 가져와야 하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데 왜 가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장나래 김해정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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