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이르게 된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중국의 설득이 이란의 협상 참여에 주요한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졌다. 이란의 경제적 버팀목 역할을 해온 중국의 강력한 촉구가 이란에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는 3명의 이란 관리를 인용해 “이란은 핵심 우방국인 중국이 이란에 유연성을 보이고 긴장을 완화할 것을 요청하는 막판 개입 뒤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간의 휴전안을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도 “이란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이 (휴전) 계획에 이란이 동참하도록 설득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아에프페(AFP)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란이 협상에 나서도록 중국이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들었다” “그들은 관여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노력이 있었다는 취지다.
중국은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발발 뒤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대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임을 강조하는 한편, 이란에도 군사행동 중단과 호르무즈해협 항행의 정상화를 촉구했다. 동시에 걸프 지역 국가, 러시아 등과 소통하면서 중재 노력을 기울였다. 중재국 파키스탄과는 ‘걸프·중동 지역 평화·안정 회복에 관한 5대 이니셔티브’를 도출하면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었다. 또 중국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와 함께 대이란 군사행동 승인으로 비칠 수 있는 호르무즈해협 개방에 관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중국의 중재는 이란에 실질적인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부터 가해진 고강도 제재 속 극심한 경제위기를 맞은 이란의 버팀목이었다. 국제 제재 속에서도 중국은 우회 경로를 통해 이란산 석유의 90%를 사들이며 이란의 경제적 뒷배 역할을 해왔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의 맥스 마이즐리시 연구원은 “중국에서 수년간 받은 지원이 없었다면 이란은 이번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중국이 이번 전쟁 장기화의 여파를 최소화해야 하는 속사정도 있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원 확보 등으로 에너지 위기에 상대적으로 적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처지다. 원유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은 중국이 사활을 건 내수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또 전쟁 장기화로 경제위기가 닥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의 경제 성장도 흔들리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5월 방중 일정도 조속한 중동 정세 완화가 필요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