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조작 수사·기소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5일 국회 본회의에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한 특혜 법안’이라고 반발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고, 장외투쟁도 예고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했다.
특검법안의 수사 대상은 총 12개다. 이 중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은 6개로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사업 배임·금품수수 등 의혹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성남에프시(FC) 관련 제3자 뇌물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김진성씨 위증교사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이다. 이 밖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및 동해 선원 북송 사건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에프시 후원금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법인카드 사적 유용 사건 등은 모두 1심이 진행되던 중 이 대통령 취임 뒤 재판이 중단됐다. 김진성씨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통령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단계에서 재판이 멈춘 상태다.
법안에서 논란이 됐던, 특검에 공소 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조항은 삭제됐지만 이 대통령 공소 취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기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문위원은 특검법안 검토보고서에서 ‘공소 취소 근거 규정을 특검법에 두지 않더라도 형사소송법을 준용해 공소 취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특검법안에 명시적으로 특검팀의 공소 취소 권한을 배제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지적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특검법안 강행 추진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여론이 더욱 악화할 거란 우려가 흐른다. ‘민생 성과를 내겠다’고 외치면서 11월 첫 본회의 처리 법안으로 특검법안을 삼은 것에 대한 싸늘한 여론이 예상되고, 특검 성과가 별반 나오지 않을 경우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국민들 눈에는 지지율이 낮은데도 민생법안이 아니라 특검법안을 먼저 처리할 정도로 정부·여당이 공소 취소에 급급해 보일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정부·여당) 지지율도 낮은 상태에서 가동되는 특검인데 성과가 나올 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4시께 필리버스터에 들어갔다. 첫번째 토론자인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의 법치주의는 죽었다. ‘이재명 독재 공화국’이 돼버렸다”고 했다.
국회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24시간이 지나면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종결시킬 수 있다. 민주당이 조국혁신당 등과 토론 종결에 나설 경우 6일 오후 4시께 특검법은 표결을 거쳐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가동되면 이재명 정부 들어 일곱번째 특검이다.
국민의힘은 6일 국회 본청 앞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7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 집회, 9일 청와대 앞 1인 시위, 현장 최고위원회의 등 장외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선 ‘내란 부정’ 발언으로 논란이 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과 초광역특구법안을 심사하기 위한 ‘초광역권전략산업특구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민주당 주도로 가결됐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장종우 기자 whddn387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