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증조모는 강철어깨 노예"…첫 흑인여성 주지사 가족묘 참배

보텀스 조지아 주지사 당선자…160년 전 증조부는 '몸값 1천4백달러' 기록

미국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
미국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가 3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애틀랜타=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미국 역사상 첫 흑인 여성 주지사에 당선된 민주당 키샤 랜스 보텀스 후보가 승리 연설에서 자신의 흑인 노예 조상에 감사를 표했다.

4일(현지시간) 현지언론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AJC)은 보텀스 당선자의 증조부가 흑인 노예 셰퍼드 픽 씨라고 보도했다. 1860년 문서에 따르면 픽 씨는 조지아주 크로포드빌의 백인 노예주 윌리엄 픽 소유였으며, 몸값은 1400달러로 적혀 있었다. 또 다른 문서에는 글을 쓸 줄 모르는 픽 씨가 서명 대신 X자를 남긴 기록이 있다.

보텀스 당선자는 전날인 3일 조지아주 중간선거에서 2백27만1천388표(54%)를 득표해 공화당 릭 잭슨 후보를 제치고 주지사에 당선됐다. 이날 승리 연설에서 보텀스 당선자는 선거 전날 크로포드빌에 위치한 5대조 조상의 가족묘를 참배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의 증조모 벳시 픽은 노예해방 20여년 전인 1845년에 태어났다"며 "증조모가 미래의 후손들에게 어떤 꿈을 품고 자녀들을 키웠을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 (선조들이 만든) 강철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포드빌은 남부 연합의 부통령(알렉산더 스티븐스)을 배출했지만, 오늘은 차기 주지사를 배출했다"고 말했다.

보텀스 당선자는 "여러분의 출신이 어떻든 간에, 조지아주는 당신의 과거에 집착하지 않는다. 조지아주는 바로 우리 모두이다"라고 덧붙였다.

보텀스 당선자는 조지아 주립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판사·애틀랜타 시의원을 거쳐, 2018년부터 4년간 조지아주의 주도(州都)인 애틀랜타 시장을 역임했다. 시장 퇴임 후 조 바이든 대통령 행정부에서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냈다.

보텀스 당선자는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여성 주지사이다. 미국 250년 역사 동안 흑인 주지사는 L 더글라스 와일더(1989년·버지니아), 데발 패트릭(2007년·매사추세츠), 웨스 무어(2022년·메릴랜드) 3명뿐이었으며 모두 남성이었다.

AJC는 "크로포드빌에서 조지아 주지사 관저까지 거리는 수백킬로미터지만, 그들(흑인)을 노예로 만들었던 조지아주의 지도자가 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조지아주 선거에는 보텀스 주지사 당선자에 이어 법무장관(타냐 밀러)·주무장관(페니 브라운 레이놀즈) 등 주 정부 주요 고위직에도 민주당 흑인 여성 후보가 다수 당선됐다.

조지아 주의회에는 한인 미셸 강 후보(민주)가 주 하원의원에 처음 당선됐다. 이로써 조지아주 한인 의원은 샘박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이어 2명을 기록했다.

미국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
미국 조지아 주지사에 당선된 키샤 랜스 보텀스 민주당 후보가 4일(현지시간) 애틀랜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higher250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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