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소상공인 울린 불법 대부업체…3400명에 대출 중개수수료 49억원 뜯어내

불법으로 대출 중개 수수료를 챙긴 사금융업체 사무실. 서울 관악경찰서 제공.

정부 지원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며 경제적 취약계층에 접근해 중개 수수료 명목으로 49억여원을 뜯어낸 대부업체 관계자 등 일당 50여명이 공소청에 넘겨졌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불법 사금융업체 임직원과 법률사무소 관계자, 대포통장 명의 대여자 등 총 53명을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22일 불구속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사금융업체 대표 ㄱ씨와 임직원 30여명은 일반 금융사 대출이 어려운 사회초년생과 소상공인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은 정부 지원 금융상품에 가입하려면 중개업체를 거쳐야 하는 것처럼 속여, 대출금의 10∼15%를 중개 수수료로 챙긴 혐의를 받는다. 정부 지원 금융상품은 소득 등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누구나 직접 신청할 수 있고 별도의 수수료도 없지만, 피해자들이 이런 사실을 잘 모른다는 점을 악용했다.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서 사들인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부중개업 등록조차 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이 2024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피해자 3481명에게 466억원 상당의 정부 지원 대출을 알선하고 챙긴 중개 수수료만 49억7000여만원에 달한다.

이들은 정부 지원 대출조차 불가능한 최저 신용자들을 법률사무소 두 곳에 연결해 개인회생·파산 등 채무조정 사건을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은 사건 알선 대가로 7875만원을 업체 쪽에 건넨 법률사무소 본부장 4명과, 범행에 사용된 대포통장 20여개를 제공한 10여명도 함께 입건해 변호사법 위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각각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 4월 관련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6월에는 경기도의 한 업체 사무실과 범행에 사용된 금융계좌 등을 압수수색해 중개 수수료 입금 내역과 피의자들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 또한 범죄수익금 가운데 4억3000여만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 관악서 관계자는 “서민금융지원 대출 상품을 이용할 땐 은행 등 정식 금융기관을 통해 안내받아야 한다”며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자가 대출 상품을 소개해준다며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실제 피해를 입은 경우 즉시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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