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케이티(KT) 위즈 감독은 한국시리즈 개막 하루 전인 2일 미디어데이에서 마무리 박영현(23)을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꼽았다. 박영현은 첫판부터 그 기대에 답했다.
박영현은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KBO리그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에서 팀이 8-6으로 쫓기던 8회 1사 만루 위기에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케이티는 박영현의 호투를 앞세워 8-7로 이겼다.
박영현은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1차전을 잡는 게 가장 중요했는데, 이겨서 정말 기분 좋다”고 웃었다. 6회 8-0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지만 등판 준비는 일찌감치 했다고 한다. 그는 “어떤 상황이 나올지 모르니까 6회부터 몸을 풀며 평소 루틴을 모두 마쳤다. 감독님이 오늘도 무조건 나간다고 하셔서 준비를 해놨다”고 했다.
8회 위기 상황에서의 등판은 쉽지 않았다. 박영현은 “만루가 되기 전에 나갈 줄 알았는데 만루가 되길래 이건 무조건 막자는 생각으로 나갔다”며 “공을 던져보니 컨디션이 좋아서 속구를 던져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첫 상대 타자인 삼성 류지혁이 좌익수 쪽 희생 뜬공이 될 뻔한 타구를 쳤지만 점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타구가 짧았던 데다 3루 주자 구자욱이 부상 부담을 안고 있어 홈으로 뛰어들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김현준 타석에서 폭투로 1점을 내줬다.
그는 “류지혁 선수가 친 타구가 무조건 희생 뜬공이 될 줄 알았는데 점수가 안 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며 “그런데 결국 다음 타석에서 폭투로 점수를 줬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오자마자 망했다고 생각했다. 폭투를 하면서 다시 정신을 차리고 던진 것 같다”고 했다.
그렇게 한 점 차 살얼음 승부 속에 맞이한 9회초, 박영현은 슬라이더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는 “오늘 속구가 정말 좋았는데 (포수 한)승택이 형이 슬라이더 사인을 내서 믿고 던졌다. 제가 봐도 좋은 슬라이더였다. 계속 던져도 안 맞을 자신이 있었다”라며 “중요한 경기에서 세이브를 해서 너무 기분 좋다. 이 흐름대로 남은 경기를 잘해서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손현수 기자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