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센징" 폭언 파문 日 회장 '슬그머니 복귀'→또 수장 됐다... '공식발표' 임기 2028년까지

기타노 다카히로 전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연맹 회장.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제공

행정 실수로 올림픽 출전권을 날린 것도 모자라 회의 도중 한국인을 향해 "조센징"이라는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부어 불명예 퇴진했던 기타노 다카히로(62) 전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연맹 회장이 공익재단법인 나가노현 스키연맹 회장으로 공식 복귀했다. 지난 5월 체육계 직책을 모두 내려놓고 사직서를 던진 지 불과 5개월여 만에 다른 동계 스포츠 단체 수장으로 공식 석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나가노현 스키연맹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10월 29일 목요일 나가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정기 평의원회 및 이사회를 개최했다"며 "기타노 다카히로 회장을 비롯한 신임 임원진이 선임됐다"고 발표했다. 연맹에 따르면 이번에 선임된 기타노 회장 등 신임 이사진의 임기는 2028년 개최되는 정기 평의원회 종료 시점까지다.

기타노 회장의 체육 단체 복귀는 지난 5월 일본 동계 스포츠계를 뒤흔든 초대형 스캔들 이후 처음이다. 기타노는 과거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연맹을 14년 동안 독점 지배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연맹의 치명적인 행정 실수로 인해 지난 2월 개최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봅슬레이 출전권을 어처구니없이 박탈당하는 참사를 일으켰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터져 나온 추악한 실태는 더 큰 충격을 안겼다. 일본 매체 '슬로우 뉴스' 등의 폭로에 따르면 기타노 전 회장은 피해 이사가 지원책 개선을 요구하자 "결과를 분석하는 것 따위는 바보라도, 조센징이라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한국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비속어를 남발해 거센 파문을 일으켰다. 내부적으로는 평소 "한국은 신용할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 2018평창기념재단의 협력 제안을 묵살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사실까지 드러나 올림픽 헌장을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달 2018평창기념재단을 방문한 기타노 다카히로(오른쪽에서 세 번째) 전 일본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연맹 회장. /사진=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당시 인종차별 스캔들이 국제적인 공분으로 번지자 현지 전 대표 출신 선수들은 "터질 게 터졌다"라며 독재 체제의 종식을 요구했다. 끝내 기타노는 지난 5월 12일 자로 봅슬레이 연맹 회장직은 물론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부회장과 이사직까지 전부 내려놓으며 불명예 퇴진했다.

당시 사태로 인해 하시모토 세이코 JOC 회장까지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기타노 전 부회장의 사임은 유감스러운 일이며 건전한 운영을 통한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라고 고개를 숙였으며, 일본 체육계 전체가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이후 봅슬레이 연맹은 자민당 소속의 후쿠자와 요이치(49) 중의원 의원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당시 후쿠자와 신임 회장은 "선수와 스태프, 연맹 관계자 모두가 일치단결해 차기 올림픽을 향한 원 팀으로 전진하겠다"며 전임 수장의 과오를 지우고 조직 쇄신에 나선 바 있다.

국제적인 망언과 행정 참사로 JOC 부회장직까지 박탈당하듯 물러났던 기타노 회장이 5개월 만에 나가노현 스키연맹 정기 이사회를 통해 회장직으로 복귀하면서 2028년까지 다시 한번 체육 단체를 이끌게 됐다.

조회 89 스크랩 1 공유 0
댓글 2
댓글 정렬 옵션 선택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전체 댓글 보러가기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