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장관 여권번호 등 무더기 노출…정부 "엄중히 인식"(종합2보)

인터넷 사이트 업로드된 상태로 5개월간 방치…靑 직원·기자·경호관 포함

유럽 순방 1호기 탑승 명단 추정…개인정보 유출 넘어 '경호 보안사고' 지적

靑 "사전 인지 후 대응 조치"…1호기 관리 맡은 외교부 "경위 등 다각적 조사"

이재명 대통령 부부, 벨기에 도착
(브뤼셀=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벨기에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브뤼셀 멜스부르크 공군 기지에 도착한 공군 1호기에 내리고 있다. 2026.6.9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김지헌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부부와 국무위원, 청와대 직원 등의 개인정보가 인터넷에 무더기로 노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자칫 경호상의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는 보안 사고인 데다, 사고 발생 사실을 장기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KBS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보안 관련 유료 사이트에 '탑승객 명단(대한민국-벨기에)'이라는 이름의 파일이 게시됐다.

해당 파일에는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김용범 당시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한성숙 현 국무총리, 배경훈·조현·김성환 장관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의 명단과 개인정보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외교부 소속 직원과 대통령경호처 소속 경호원, 청와대 출입 기자 등 정보가 노출된 사람은 168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된 개인정보는 국문·영문 이름과 소속·직책, 생년월일, 여권번호, 발급·만료일 등이다.

해당 사이트는 컴퓨터 파일이나 인터넷 주소가 악성코드에 감염돼 있는지를 유료로 검사해 주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황상 지난 6월 벨기에와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방문한 유럽 순방 당시 공군 1호기에 탑승한 수행원들의 정보가 담긴 파일의 악성코드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업로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이트에서는 유료 회원 등이 아무런 제약 없이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어, 민감한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노출되는 결과가 됐다.

대통령과 정부 요인들은 물론 이들의 경호원들에 대한 정보까지 고스란히 공개됐다는 점에서 커다란 경호 보안상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해당 파일은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나기 전인 6월 2일부터 게시돼 있었고, 최근까지도 정부가 이를 인지하지 못해 5개월째 그대로 방치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열람이 차단된 상태라고는 하지만, 장기간 노출됐던 만큼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해킹 등 범죄에 이미 악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울러 사건의 전말을 밝히고 책임소재를 가리기 위한 수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보도 내용에 대해 사전 인지 후 대응 조치를 취했다"며 "앞으로 외교부 등에서 추가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군 1호기의 전체적인 관리는 정상 외교 의전 전반을 관할하는 외교부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동 사안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경위 등에 대해 다각적인 조사를 심도 있게 진행하고 있는바, 조사 결과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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