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오전 9시께, ‘2026 제이티비시(JTBC) 서울마라톤’ 코스가 지나는 서울 동대문구 한 도로에 경찰이 출동했다.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주민 신고 탓이다. 당시 출동한 경찰 관계자는 “응원 소리를 낮춰달라고 요청했지만 잠깐 조용해질 뿐 소용이 없었다”며 “신고한 시민께 사정을 설명하고 몇 시간만 양해해달라고 부탁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선수와 운영진 등 3만5000여명이 참여한 제이티비시 서울마라톤이 1일 서울 곳곳을 코스 삼아 열린 가운데, 교통 통제와 소음, 쓰레기 문제를 호소하는 민원이 쏟아졌다. 서울을 대회장 삼은 마라톤 대회가 급증하는 가운데, 그간 누적된 불만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터져 나온 모양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날 제이티비시 마라톤으로 불거진 시민 불편을 언급하며 “내년 대회 코스와 일정을 원점에서 다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고범석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시민 불편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마라톤 대회는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올림픽공원에 도착하는 풀코스와 상암월드컵공원에서 여의도공원까지 이어지는 10km 코스가 운영됐다. 사실상 서울 주요 도로 상당수가 마라톤 대회장이 된 셈이라, 구간별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시내버스 190개 노선이 우회 운행하는 등 대규모 교통 통제도 이뤄졌다.

이런 상황 탓에 서울 곳곳에서 항의와 민원이 빗발쳤다. 경찰에 따르면, 한 시민은 전날 오전 10시께 “마라톤 때문에 버스 안에 2시간 동안 갇혀 있었다”며 용답파출소와, 답십리지구대를 잇달아 찾아 항의했다. 온라인에서도 불만이 속출했다. 지역 주민들이 이용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라톤 소음 때문에 잠에서 깼다”거나 “다 같이 민원을 접수해 반복되는 문제를 근절하자”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인근 차도에 쓰레기가 쌓인 모습을 촬영한 영상은 전날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뒤, 하루 만에 85만회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영상에는 “(마라톤으로 인한 통제 탓에)200m 거리를 5km 돌아서 갔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시민들의 불편 호소는 그간 서울에서 치러지는 마라톤 대회가 무분별하게 늘어난 반면 관리는 소홀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마라톤 대회는 도로와 일상 공간 등 공공재를 사용하지만, 기본적으로 주최 쪽 관리 속에 자율적인 행사로 치러진다. 서울시와 경찰은 안전 관리를 위해 대회 내용을 협의하고 지원할 뿐 대회 승인 등 적극적인 조처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 마라톤 일정 집계 사이트 ‘마라톤 온라인’을 보면 서울에서 열리는 마라톤은 2021년 50개에서 2025년 154개로 3배 증가했다. 서울시 120다산콜센터에 접수된 마라톤 관련 교통 불편 민원도 2021년 40건에서 2025년 10월 기준 411건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김선진 기자 narut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