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 D램·321단 낸드 전환 가속…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
14개 고객 장기공급계약…2027~2028년 생산능력 절반 확보
용인 팹 가동·M15X 증설…공급 확대와 가격 흐름이 변수

SK하이닉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내년 성장세에 쏠리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6세대 제품인 HBM4와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가 동반 성장하면서다. 시장에서는 내년 영업이익이 40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성과는 HBM4 공급 확대와 범용 메모리 가격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약 262조원, 내년에는 403조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핵심 성장동력은 HBM4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HBM4 출하를 본격화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출하량과 매출 모두 HBM3E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위해 연말까지 청주 M15X 생산능력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플랫폼인 베라 루빈 공급 확대도 HBM4 수요 증가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범용 메모리 역시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을 확대하고 서버용 DDR5와 LPDDR5 기반 SOCAMM 판매를 늘릴 방침이다. 주요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공급이 제한된 점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낸드플래시에서는 321단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공급을 확대한다. 4분기에는 국내 낸드 생산능력 중 321단 공정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의 고성능·고용량 저장장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HBM에 집중됐던 성장동력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장기공급계약 확대도 성장 전망을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주요 고객 14곳과 계약을 체결해 2027~2028년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했다. 일부 고객과는 계약 기간 연장도 논의 중이다. 계약 가격은 합의된 범위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설계해 공급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생산능력 확대에도 속도를 낸다. 내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번째 팹이 본격 가동되면서 국내외 설비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실제 집행 규모는 탄력적으로 조절할 방침이다.
변수는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변화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들도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어 신규 공급이 메모리 가격 상승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는 첨단 공정의 기술 난도와 신규 공장 건설 기간 등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영업이익 400조원 달성 여부는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요 증가가 공급 확대 속도를 얼마나 앞설 수 있느냐에 달렸다. HBM4의 시장 안착과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가 슈퍼사이클 장기화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