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2부(부장판사 이정민)는 이날 존속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41·여)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월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오전 사이 경기 부천시 오정구의 자택에서 어머니 B씨(70)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정신과 처방약 복용 문제로 어머니와 말다툼하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어머니의 얼굴과 가슴, 배 등을 주먹으로 때리고 바닥에 쓰러진 어머니의 몸 위에 올라타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B씨는 갈비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폭행 직후 어머니가 바닥에 쓰러져 입에 거품을 물고 의식을 잃었는데도 구호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 B씨는 결국 2월22일 오전 자택에서 숨졌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폭행이 어머니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존속폭행치사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신 존속폭행치상죄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폭행과 어머니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고령에 건강 상태도 좋지 않은 어머니를 여러 차례 폭행했고, 피해자가 직후 의식을 잃은 뒤 별다른 외부 충격 없이 사망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기존에 앓고 있던 질환이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A씨의 행위와 피해자의 사망 간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쓰러진 어머니를 보고도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다만 A씨가 범행 당시 정신질환으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였다.
A씨는 2020년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다. 이후 처방약을 복용하면 구토와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이유로 약 복용을 거부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친모를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반인륜적 범죄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면서도 A씨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