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수출 호황의 그늘…비리·지배구조·기술검증 도마에

방사청, LIG D&A에 2년간 입찰 제한…LIG D&A "집행정지 신청"

KAI 민영화도 뜨거운 감자…드론은 시연행사서 추락 잇따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국 방산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수주 성과를 거두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뇌물 사건에 따른 입찰 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 논란, 국산 드론의 잇따른 시연 실패 등이 맞물리면서 수출 경쟁력에 걸맞은 산업 내부의 신뢰와 기술 완성도를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LIG D&A 판교하우스 외경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1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전날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무기개발 입찰 과정에서 방사청 직원에게 수억 원대 뇌물을 건넨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이하 LIG D&A)에 2년간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는 제재 처분을 심의·의결했다.

앞서 방사청 소속 사무관은 무기개발 입찰 과정에서 LIG D&A 등 방산업체 임직원들로부터 4억6천만원대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최근 구속 기소됐다.

검찰이 수사한 뇌물공여 혐의 관련 방위사업은 총 6개로, 이번에 입찰 제한 처분이 내려진 건 외에 나머지 5건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LIG D&A 측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만을 근거로 제재 처분을 내린 것과 관련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KAI 노조 2차 상경투쟁 집회
[한국항공우주산업 노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KAI 민영화 논란도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우주·항공산업 경쟁력 강화 컨설팅 용역을 발주하고 한화그룹이 KAI 지분을 확대하면서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KAI의 최대 주주는 지분 26.41%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며 2대 주주인 한화그룹은 15.89%를 보유했다.

KAI 노조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한화의 KAI 인수 시도 저지와 정부의 책임 있는 결단을 촉구하며 2차 상경 투쟁 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한화의 KAI 지분 15.89% 취득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간이 심사 승인'을 비판하면서 수은이 발주한 18억원 규모의 컨설팅 용역에 KAI 지배구조 개편 검토가 포함됐는지 등을 투명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다음 달 3일 또다시 전 조합원 상경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국수출입은행 대상 국감 나온 김종출 KAI 사장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김종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20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재경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0 nowwego@yna.co.kr

같은 날 열린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은의 KAI 지분 매각과 민영화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증인으로 출석한 김종출 KAI 대표이사는 "누구나 KAI를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KAI를 가질 수 없다"며 "구성원의 동의 없이 KAI의 지배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한화가) 주식을 사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지만 방산업체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정부의 승인이나 통제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한화의 경영 참여는)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황기연 수은 행장도 "민영화나 매각을 전제로 용역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현재 KAI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해상에 추락한 자폭용 드론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군 행사에서는 시연하던 드론이 잇따라 추락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지난달 16일 국방부 주최 행사에서는 KAI가 개발한 제트엔진무인기가 이륙하자마자 지상으로 곤두박질쳤다.

앞서 8월 25일에는 해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남해상의 대형수송함 마라도함(LPH, 1만4천500t급)에서 진행한 중형 자폭무인기 전투실험에서도 무인기가 바다로 추락했다.

무인기와 인공지능(AI) 기반 무기 체계가 미래 전장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만큼 개발 속도뿐 아니라 반복 시험과 운용 환경 검증, 실패 원인의 신속한 개선 등도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처럼 잡음이 이어지며 방산업계에서는 수출 규모 확대와 함께 산업 내부의 신뢰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LIG D&A는 최근 총 7개 사업·경영 부문 중 4개 부문장을 전격 교체하고 사내에 준법감사실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통해 대내외 신뢰도 회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계약을 따내는 것만큼 공정한 사업 수행과 안정적인 경영 체계, 신뢰할 수 있는 무기 체계의 성능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해외 시장의 기대를 국내 산업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K방산의 다음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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