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월200만원대 '선관위 활동비' 예산 불법전용 정황 포착

압수수색 영장 기각돼 재청구 계획…법원 '제식구 감싸기' 비판도

중앙선관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이태한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이 중앙선관위원장과 비상임위원들에게 월 200만원대의 활동비를 지급하기 위해 예산이 불법 전용된 정황을 포착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선관위 특검팀은 지난 12일 '공명선거추진활동비'(공추비) 부당 지급 의혹과 관련해 중앙선관위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 기각됐다.

특검팀은 지난해 6월 대통령선거를 마친 이후에도 중앙선관위장에게 월 290만원, 비상임위원에게 월 215만원씩 공추비 명목의 수당이 지급된 과정에서 예산이 불법 전용됐다고 의심한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예정된 선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공추비 예산을 전액 삭감했으나,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되자 2분기 공추비에 한해 예비비를 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1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 손실과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적시해 중앙선관위 직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이틀 뒤인 14일 "피의자들이 법률적 평가를 달리하는 것으로 보이고 중앙선관위의 정상적 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 내부에서는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A 부장판사가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장과 근무 인연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법원의 '제 식구 감싸기'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A 부장판사는 2020년 지역선관위 위원을 지냈고 노태악 전 위원장이 대법관이었던 2022년에는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재직했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약 3시간 뒤 이례적으로 언론에 입장을 내 "대법관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 법관 등에게 지급된 공추비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자료를 신속하게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며 "법원이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분석해 조만간 다시 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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