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뒤늦은 추미애 지사 사과, 소방 재정 대책 이어져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9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한 사과와 업무보고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19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이 가장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지 6일 만이다. 늦어도 너무 늦은 사과가 아닐 수 없다.

애초 소방 행정을 빨대에 비유한 것 자체가 소방관들의 자긍심을 훼손한 그릇된 발언이다. 추 지사는 “소방 행정의 구조적 재정난을 호소하려다 나온 실수”라고 해명했지만, 그걸로 모욕과 비하로 다가갈 언사를 한 잘못을 가릴 수는 없다. 그런데도 추 지사는 지난 16일 경기도 부천소방서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한 공장 화재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빨대 발언 때문에 소방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얘기 하지 마시고”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 17일 김 소방위 빈소를 찾은 뒤에야 “사과를 바라시니까 정말 마음을 다해서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하라니까 한다’는 표현은 더욱 논란을 키웠다.

이 과정 전체가 지방정부 수장으로서 해서는 안 될 부적절한 언행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소방 행정의 최고책임자라면, 목숨을 걸고 도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소방 공무원들의 처지와 마음을 먼저 어루만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추 지사는 자신의 체면과 억울함을 최우선에 뒀기에, 여론에 밀려서 마지못해 사과를 하려다 진정성 논란까지 자초한 것 아닌가. 추 지사는 더는 경솔한 언행으로 공무원 사기를 떨어뜨리고 국민 신뢰를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처신을 가다듬기 바란다.

이번 일이 일회성 논란으로 끝나지 않도록 추 지사는 물론 정부도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20년 지역 간 소방 재정 격차를 줄이고 국가 재난 대응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소방 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일원화했다. 그러나 소방 예산 중 국비 비중은 2021년 14.9%에서 지난해 10.7%로 외려 뒷걸음질했고, 인건비와 사업경비 대부분을 여전히 지방정부가 부담하고 있다. 이래서야 지역 격차 해소는 물론 소방관의 안전·처우 강화도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소방관의 헌신이 비극적인 ‘마지막 출동’으로 끝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방 예산에 지원되는 국비의 대부분인 소방안전교부세가 담배 개별소비세의 45%로 묶여 해마다 느는 인건비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소방관의 헌신에 합당한 보상이 주어질 수 있도록 국가와 지방정부가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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